도서관의 천사

잠자냥의 5분 소설

by 잠자냥

수현과 준호가 오랜만에 만나 대화를 나눴다.

“요즘 어떻게 지내?” 준호가 수현에게 물었다.

“도서관에서 빌린 책들을 읽으며 지내” 수현이 대답했다.

“그래? 나도 별반 다르지 않아.” 준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말이야. 난 도서관에서 빌린 책에 밑줄 긋는 인간들 때문에 화가 나 미치겠어. 대체 그런 인간한테 어떻게 벌을 줄까 생각하다가 하루가 다 지나갈 지경이라니까!” 수현이 갑자기 화를 내며 말했다.

“그거보다 더 심한 건 머리카락을 페이지마다 끼워놓는 인간도 있더라고.” 준호가 허허 웃으며 대답했다.

“가끔 손톱도 있지.” 수현이 체념한듯한 얼굴로 맞장구를 쳤다.

준호는 문득 생각난다는 듯 웃음을 머금고 이야기했다.

“가끔 돈도 있어. 제일 사랑스러운 부류지.”


그날 준호는 수현과 헤어져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그동안 빌려 읽은 책을 도서관에 반납했다. 준호가 반납한 책 다섯 권 중 한 권에는 얼마 전 사두었던 복권 한 장이 끼워진 채였다.


삼 일 후 주말, 복권 당첨 시간이 되었다. 준호는 자신이 복권을 샀다는 사실조차 까맣게 잊었다. 준호는 그날 누군가에게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존재가 되었음을 끝끝내 알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