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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를 다루는 일

by Letter B





전국으로 35도 안팎까지 오르는 무더위가 지속되고있다. 눈을 뜨기도 힘든 볕이 테라스를 침범한다. 아구가 맞지 않은 선풍기가 털털 거리며 하루 종일 소리를 내어도, 입으로 베어 문 셔벗이 속을 가득 채워도 살갗은 여전히 열기가 가시지 않는다. 이마로 땀이 흐른다. 동물의 육즙처럼 끈적인다. 하루의 반을 잠으로 꼬박 채우고도 품 좋게 시간을 때우는 그것 말이다.


해가 중천을 가리키도록 하얀 화면만이 과제로 남아있다.


옷 자욱을 따라 허옇게 타지 않은 살갗을 바라보다 돌연 까맣게 내려앉은 남은 부위에 허연 선크림을 발라본다. 마른입에 물을 한가득 부어 넣고 챙이 넓은 모자를 챙겨 산책을 나선다. 뒤꿈치로 굽이 비스듬히 닳은 걸음을 옮긴다.


밖으로 나서니 유독 빼짝하니 까맣다. 이놈의 살갗은 의당 있을 볕의 반사마저도 비껴 나가는 모양이다. 나선 길의 무더위를 알리듯 외로 난 길바닥으로 스멀 아지랑이 피어 오른다. 사람의 손이 닿지 않은 무성한 풀들이 따가이 선을 침범한다.


달린다.


툭툭 소리가 나도록 둔탁한 발자욱을 남기며 힘껏 달린다. 중력의 가속도를 붙여 열기를 품은 바람을 맞는다. 젖은 머리칼 사이로 겨우 시원함을 얻고야 만다.


길게 뻗은 아지랑이 핀 길 한 가운데서 강하게 내리쬐는 뙤약볕을 향해 속풀이라도 하듯 바닥을 향해 두어 차례 힘껏 발 방아를 찧고는, 비 오듯 쏟아져 내린 땀을 닦아낸다. 살갗의 열기가 곧 땀의 온기가 되어 온몸이 달아 오른다. 벌겋게 부어오른 얼굴로 잘게 뭍은 흙먼지를 떨어내려 이리저리 눈을 찌푸려 본다. 입으로 코로 귀로 뜨거운 열기가 베어 나온다.


대게 비가 오기 전 전선교차라는 현상으로 습도와 기온이 높아지며 후덥지근한 날씨가 이어진다고 한다. 비가 오기 전 무더운 날씨가 길게 이어지면 사람들은 자율신경계의 길항 작용이 무너지며 신체 일기예보를 얻기도 한다고 한다.


무더운 여름 날의 물음들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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