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름의 소낙비에 대해서 기억할지 모르겠다.
나는 글을 쓸 때 대체로 아무 생각이 없다.
TV를 마주하는 것도 글을 쓰는 것도 매일 번복되는 일상을 소비하듯이 가벼이 마주하고 있다.
근래들어 글을 자주 쓰기 시작한 까닭이라고 할 지라도
그저 관심사의 폭이 조금 더 확장된 것이 그 사유라하겠다.
던져진 의문들에 답을 찾기 시작한 것이 몇 해가 되었는지 모르겠다.
달라진 것은 별로 없다.
아스라한 변화들도 달갑지 않다.
언제나 그렇듯 버거운 것들을 그대로 둔 채 그렇게 서 있다.
스위치를 켜 둔 창 밖은 환하다.
나는 그 환한 빛이 이국의 어떤 것처럼 낯설다.
보상처럼 던져진 것들이 싫다.
그 모든 것들이 금장을 휘두른 듯 제 몸에 맞지 않다.
후두둑 열병처럼 거칠게 빗줄기가 드리운다.
잠시 동안 아주 세차게 모든 것을 씻겨낼 듯한 깨끗한 장막이다.
나는 얼마 못 가 사그라들 신기루를 바라보듯 그저 멍하니 바라보았다.
거세고 아름다웠다.
한 여름 열병을 앓는 호기심 많은 아이의 그것처럼 말이다.
비가 그치고 스위치를 켜 둔 창 밖은 본디의 것처럼 맑갛다.
나는 창가에 맺힌 흔적을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