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인간에게 쥐어진 투표권에 대하여

by Letter B






#1.


5천 원을 지불하고 해소하는 불안에 대해 설명해볼까 합니다.

그녀를 지켜보며 함께 걷는 기분에 대해서 입니다.

기기의 신호에만 반응하는 그 숭고함을 찬양합니다.

행운과 불운을 동시에 거머쥔 그녀의 어미가 걷게 될 고행길을 바라보며 말입니다.

유난히 맑은 날입니다.

운이 좋을 것만 같습니다.

손에 쥔 우연을 벤치 위에 올려 놓습니다.

그녀의 안녕을 빕니다.




#2.


짝을 지어 패를 이루던 행렬은 서서히 잦아들고 여전히 서툰 걸음을 옮깁니다.

텅 빈 무대는 가로등만이 우두커니 비추네요.

수를 맞춰 때를 맞춰 행렬은 매진을 알립니다.

벤치 위에 놓인 작은 불행은 피할 수 없는지도 모릅니다.

서서히 달아오르는 장막을 바라보다 어둠을 향하곤 누구를 위한 것인지 묻습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네요.

슬픔은 곧 위안이 될테지요.


행복하십니까.


그들의 안녕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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