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발견한 우연에 대하여

by Letter B





우연을 믿냐는 질문을 받을 때면 코웃음을 친다.


바다가 보고 싶어


예매한 티켓의 시간은 우연이다.

고른 좌석도 우연이다.

하필 비가 오는 것도 우연인지 모른다.

텅 빈 해변가에서 불꽃놀이를 하는 아이들은 우연이다.

쉴 새 없이 철썩이는 파도와 마른 갈증을 해소해 주는 맥주 한 모금은 유일하게 선택한 필연이다.

발로 축축해진 모래를 쓸어낸다.

거칠어진 마찰을 두고 나는 묵혀두었던 감정을 떠올린다.

우연을 믿냐는 그 모호한 질문들이 그렇다.

기차를 타고 이동하는 내내 같은 질문을 떠올린다.



신문을 뒤적이다 소모된 모든 것들을 우연히 발견할 때 일어나는 정신적 착란을 두고 나는 코웃음을 친다. 몇 년 전 친구 녀석에게 들었던 이해가 가지 않던 낯선 타인을 그려내다 다시금 코웃음을 짓고야 만다. 나는 나의 자취를 좇는 기사 속 해결되지 않은 이야기들을 발견하고는 이내 생각해 주어 고맙다는 미소를 짓고야 만다. 그 모든 질문들에 나는 구태여 우연이라는 단어를 보탠다. 세상은 모든 필연과 우연이 더해져 모호한 질문들을 던진다.



휴대폰을 뒤적여 단 몇 초만에 끝날 간단한 일들에 대하여 그리도 골몰히 생각하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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