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겁함을 뒤집어쓴

by Letter B







솔직해지는 훈련을 받고 있다.

그러니까 어제 맛보았던 사탕의 맛이 제 취향인가를 넘어서 제 것으로 여기기까지에 대한 경계 같은 것이랄까.

한 톨의 의구심이 없어야 한다.

나는 여러 차례 항거의 의사를 표현했지만 태도는 용납되지 않았다.

훈련이 거의 끝나가고 있다고 교관이 전한다.

나는 쓸모없는 일이라고 확신한다.


오물 같은 아이스크림을 뒤집어쓴 채 손에 들고 걷는 것은 개의치 않는다는 사람들의 행렬을 마주한다.

꼬리를 무는 행렬은 모든 이의 손에 아이스크림이 주어질 때까지 멈추지 않는다.

나는 끈덕진 기분에 사로잡히고야 만다.

화재 사건이 연일이다.

주변으로는 우연을 믿지 않는 사람들뿐이다.

나는 우연과 확률에 근거한다.

그렇다면 고속도로 위의 연이은 자동차 추돌 사고란 우연일까?

훈련에 충실한 이는 서둘러 발을 뺀다.

글을 읽을 확률은 거의 없다.

솔직하게 글을 쓰는 일이란 고통이다.

훈련을 마친 마음들이 아우성친다.

솔직하지 못하다.


훈련소는 성행이다.

나는 어쩌면 유일한 낙오자로 훈련을 마칠지 모른다.

그러게 왜 경계를 꼬집었을까.

나는 다시 한번 자세를 가다듬는다.

살아내기 위한 보상은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나는 수 날이 지나도 어울리지 못한 채 날 비늘 같이 잔여 하는 비겁함에 몰두한다.

아무것도 걸치지 못한 채 배시시 웃어젖히며 말이다.


우리는 어떻게든 생존 방식을 배워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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