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 패션의 메카 거리 한가운데서 운율을 맞추고 있다.
누구나 알만한 브랜드 커피 전문점으로 흰색 셔츠와 청 모자를 눌러쓴 가벼운 차림이다.
나는 주문석에서 아메리카노 한 잔 값을 지불하고 빨대를 챙기지 않자 안도하는 점원의 모습을 뒤로한 채 석양이 걸리는 창가 좌석에 착석한다.
7시를 가리키는 오후의 카페 안은 오피스 피플로 가득하다.
기분이 나빠 보이는 대리 김 씨가 차장 박 씨와 언성을 높이는 중이었다.
나는 미적지근하게 생원두의 떫은맛이 우러나오는 기름진 커피 한 모금을 휘휘 저어 들이킨다.
꼴깍꼴깍 -
이건 너무 빠르잖아.
나는 가져온 종이 노트 위로 잔인함에 대해 끄적이는 중이었다.
성공한 사람들에게 그 정도 댓가는 합당한 거 아닙니까.
좌석은 블라인드로 반 이상이나 가려져 있었다.
줄을 잡아당기니 드륵하고 소리가 났다.
화려한 거리에는 어느덧 어둠이 내려앉고 있었다.
화려한 패션을 얹은 청년들의 고단한 하루가 지나간다.
나는 속도를 내어 글을 적어낸다.
나는 24시간을 일한답니다.
알파벳 'I'가 적힌 키 캡 정도는 직접 돈을 지불해서 구매할 수 있지 않나요?
꼴깍하고 숨이 넘어가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렇지만 돈이 많잖아요.
카페 안을 채우던 오피스 피플은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나는 조각 난 운율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뒤엉켜있는 혼란스러운 정체성을 두고 말한다.
좀 쉽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