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는 반쯤 식어있었다.
오후 한 나절이나 테이블 위에 덩그러니 놓여있던 것이 분명하다.
잔에 하얗게 피어난 건 뭐지? 균인가?
36도를 넘나드는 더위라 해도 이해할 수 없다고 그녀는 생각했다.
성실한 것은 그녀였다.
그녀는 다 식어빠진 커피를 한 모금 베어 물고 곧장 모니터 앞으로 향했다.
그것은 기술이지 않은가.
그녀는 매일 같은 잔을 사용했다.
얼음은 커피 잔에서 즉각적으로 분해됐다.
하얗게 피어난 것은 침전으로 인한 산화 반응이다.
산화 반응은 반드시 산소가 포함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한 낮 오후의 볕은 산화 반응을 촉진한다.
실험은 비교적 간단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유난히 볕이 길고 따갑다.
증식한 것은 무엇인가?
그녀가 개운하지 않은 듯 기지개를 켜고는 자리를 털고 일어섰다.
졸음이 쏟아진다.
오후의 피로가 몰려드는 모양이다.
어느덧 시계는 오후 2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쏟아지는 졸음을 피하며 그녀는 하얗게 피어난 것에 대해 좀 더 기록해야겠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