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분해 사건

by Letter B





선명한 밤이다.

가슴이 두근거렸다.

까만 정적이 자신을 금방이라도 삼켜버릴 것만 같았다.

소년은 칠흑 같은 어둠 사이로 깊숙이 몸을 뉘이는 상상을 한다.

덜컥 겁이 났다.


스윽 -


소매를 걷어 붙이고는 손을 휘적거린다.

발 끝을 들어 올리고는 어둠 속으로 얼굴을 밀어 넣는다.

더이상 소년의 상체가 보이지 않았다.


날 것임이 분명해. 칼로 도려내는 것처럼 아팠어.


소년이 빼꼼 고개를 내밀고 말했다.

나는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소년이 중얼거렸다.


여기 이렇게 반짝거리는 건 아니야.


이내 발을 구르고는 소년이 어둠 속으로 사라져 갔다.

유영하는 소년의 모습이 더이상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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