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를 타고~ 타고 ~
안녕하세요, 그저 그런 날 듣기 좋은 라디오를 세 번째로 진행하게 된 안지민이라고 합니다.
어느 덧 여름이 다가오고 있어요. 여름하면 저는 오후의 저녁이 떠오르는데요, 왜 산책을 할 때 가만히 들여다보면 다른 계절보다 펼쳐지는 정경이 참 다양한 색을 보여주잖아요. 특히나 바람이라도 살짝 걸쳐주면 아주 가벼운 옷차림으로도 일상을 잠시 탈출한 듯한 느낌을 받게 되어 다른 계절보다 아련함을 더해주는 거 같습니다.
Roos jonker < Mmmmm >
그런데 오늘 들고 온 곡은 사실 이런 계절감과 어울리는지 잘 모르겠어요.
그런데 이런 계절에 꼭 한 번들어보시면 좋을 것 같아서 좀 무리해서 들고 왔습니다.
첫 번째로 선곡한 곡은 Roos jonker라는 가수의 Mmmmm(음)이라는 곡이에요. 이 가수를 처음 알게 된 건 우연히 인플루언서의 배경 음악을 통해서요. 음악 들으러 종종 들러서 이런 저런 일상을 구경하는데 일상보다 자꾸 음악이 궁금해지는거에요, 그래서 배경 음악의 가수를 찾아서 한 곡, 한 곡 들어보게 되었던 거죠.
루즈 존커의 음악은 뭐랄까. 정통 째즈는 아닌데 현대식으로 무척 세련되게 해석했다는 느낌이 들어요. 듣다나면 아주 고급스러운 오래된 빈티지 와인이 떠오르는데, 고개를 올려보면 창 밖으로 세련된 도시 전경이 펼쳐져 있는 거죠. 그 중에서도 이 곡은 앨범에서 타이틀로 지정되지 않아 부러 챙겨듣지 않으면 놓칠 수 있는 분들이 있어요. 그래서 들고와 봤습니다.
노래를 듣고 있으면 선선해지는 여름의 저녁이 떠오르는데요, 포근한 바람이 몸을 휘감기는 기분입니다.
추가로 이 분은 뮤직 비디오랑 라이브 음악도 참 감각적이고 세련된 부분이 있어요.
관심이 가신다면 꼭 함께 챙겨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Kooks < seaside >
두 번째로 소개해드릴 곡은 영국 밴드 kooks의 seaside입니다. 이 곡을 처음 접하게 된 계기 역시 배경 음악을 통해서 알게 된 것 같습니다. 제목이나 노래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살펴보면 흑백의 해변가가 떠오르거든요, 2분이 채 안되는 짧은 곡인데 멜로디 라인이 참 담백하게 빠져서 한참이나 듣고 있어도 물리지 않는 곡이라고 여겨집니다.
담백하다고 하면 보통 우리가 떠오르는 가수들이 있잖아요. 대표적으로 고 유재하님이 떠오르는데, 고 유재하님의 목소리는 시원하고 담백해서 음식으로 치면 깔끔한 곰탕이 떠오르거든요? 그런데 Kooks의 보이스를 음식으로 비유하면 뒷맛까지 깔끔한 감자칩인거죠.
영국 특유의 악센트가 곡 중간 중간 묻어나는데, 청승맞은 멜로디를 아주 담백하게 튕겨내면서 나름 어른이 된 고등학생이 뒤늦은 아이에게 훈계하는 거죠. 아주 진솔하게.
가사도 아주 재밌거든요.
Do you want to go to the seaside?
I'm not trying to say that everybody wants to go
I fell in love at the seaside
I handled my charm with time and slight of hand
Do you want to go to the seaside?
벌써 발표된지 15년 정도 됐는데, 지금 들어도 전혀 손색이 없어요. 저는 1집은 정말 푹 빠져 들었는데 2집 이후로는 취향에서 좀 벗어나서 잠시 잊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벌써 꽤 많은 음반이 나온 걸 보면서 생각보다 끈기있는 밴드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시금 이곡 저곡 챙겨 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Kooks < Ooh La >
다음 곡은 같은 밴드 Kooks의 Ooh La라는 곡입니다. Kooks노래 중에 리듬감이 재미있는 곡이 참 많거든요. 그런데 제가 봤을 때 1집 앨범에서 Ooh La보다 리듬감이 재미있는 곡은 없는 것 같아요. 그리고 앞서 소개해드린 seaside란 곡은 사실 Kooks라는 밴드를 잘 들여다보기 어려운 곡이에요. Kooks에게 관심이 있는 밴드라면 이 곡을 꼭 마저 챙겨들어보면 좋을 것 같아서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In their eyes is a place that you finally discovered
That you love it here, you've got to stay
On the bottom of the rock, an island
On which you find you love it when you twitch
You feel that itch in you pettycoat
저의 경우 이 곡을 들으면 영화 <트레인 스포팅>이 떠오르는 데요.
그 젊은 날의 질주하고 싶은 열정을 꼭 닮았는데, 상당히 유니크하고 패셔너블하죠. 곡에 이런 표현을 쓰는 게 맞는지 모르겠지만 시골에서 갓 상경한 친구가 가만히 있는데 무척 세련된 거에요. 이런 분위기 따라해도 내기 참 힘든, 그런 느낌입니다.
뜨거운 여름 날의 질주를 닮은 곡을 선선한 여름 밤에 서행하는 기분으로 맞이해보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Oh wonder < Ultralife >, < High on Human >
다음 곡은 역시 영국의 팝 듀오 Oh wonder입니다. 근래에는 이 밴드에 대해서 많은 분들이 좀 알게 되신거 같아요. 아무래도 젊은 친구들이 유행에 민감하다보니 트렌디한 음악을 먼저 알아보는 거 같습니다.
Oh wonder라는 밴드는 우연히 유튜브 타고 음악을 듣다 발견했거든요. 이 밴드의 음악을 듣고 있으면 교과서가 이렇게 트렌디할 수도 있는걸까? 이런 생각이 듭니다. 일단 리듬이 엄청 세련되요. 제가 음악에 대해서는 전문적으로 모르지만 대체로 같은 리듬이라고 해도 아주 다채롭게 다양한 해석으로 풀었어요.
한 앨범에서 사실 모든 곡이 세련되기가 사실 힘들잖아요. 그런데 이 분들의 음악은 대체로 그래요.
리듬도 다양해서 앨범 전체를 들어도 물리지가 않아요.
그 중에서 좀 새롭게 느껴지는 두 곡을 선곡해봤습니다.
먼저 Ultralife라는 곡을 소개할까 해요. 이 곡은 기존의 Oh Wonder를 즐기시는 분들에게는 좀 색다르게 다가설지도 모르겠습니다. 일단 음역대가 기존에 비해서 굉장히 높아요, 그런데 이것 마저도 세련됐어요. 그래서 전혀 부담스럽지 않고 오히려 트렌디하다는 느낌이 강한데 곡을 전부 듣고 나면 알 수 없는 전율이 오더라고요. 마치 웅장한 오케스트라를 마주하는 느낌. 여름 날의 아주 선명하게 내리쬐는 햇볕을 정면으로 받아내는 느낌입니다.
두 번째로는 같은 앨범의 High on Human이라는 곡입니다. 이 곡은 역시 기존의 밴드의 곡 구성에서 좀 벗어난 일렉트로닉 사운드가 많이 가미된 곡인데, 친숙하고 익숙한 록 비트에 'oh wonder'라는 밴드가 얹어져 본 적 없는 새로운 장르가 재탄생한 느낌이에요. 사실 이들의 노래를 들으면 목소리에 많이 집중을 하게 돼서, 백 그라운드 사운드가 무척 좋아도 잘 안들리거든요. 그만큼 목소리를 하나의 악기처럼 다루는 밴드라고 생각되는데, 이 곡에서는 음악과 목소리가 자연스럽게 공존하면서도 굉장히 튈 수 있는 음들을 아주 평범하게 녹여 들으면 들을수록 좀 신기하게 다가오는 곡입니다.
I'm getting high, getting high Getting high on humans
Sitting in the backseat, dead heat summer Staring at the ground
in a lucid light I can feel a heartbeat built like thunder
Running round my head in a holy fire Open up the doors,
let me feel that zephyr Freshen up the air underneath the streets
Now I'm locking eyes with a silent stranger Don't run, don't hide
제목이 여러모로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은데요, 쓰다보니 어쩌면 다른 곡에 비해 밴드가 상당히 공들인 곡이 아닐까 싶어 Oh wonder를 즐기시는 분들께 꼭 추천하고 싶습니다.
Sunset Rollercoaster < My Jinji >
마지막으로 위의 4곡과 '어떤 곡을 함께 소개하면 좋을까' 고민하다 조금 아날로그 감성을 더해보면 어떨까 싶어 선셋 롤러코스터라는 밴드의 My Jinji 라는 곡을 들고 왔습니다.
곡 이름이 참 재밌죠.
저는 처음 이 곡을 접하고 아주 재미있게 들었던 것 같아요. 저도 모르는 사이에 플레이 리스트에 넣어 두고는 우연히 퇴근 길 버스 안에서 플레이가 된 곡을 발견한거에요. 앞서 소개해드린 네 곡은 트렌디라는 단어를 빼고는 감성을 표현하기 좀 힘들거든요, 그런데 이 곡은 트렌디라는 키워드를 빼고도 아날로그한 감성을 아주 세련되게 표현한 곡이라고 소개하고 싶습니다.
저는 딱 듣자마자 영화 <중경삼림>이 떠올랐는데요, <중경삼림>이라는 영화를 재해석 하기보다 좋은 악기를 사용해서 리마스터링한 느낌인거죠. 그런데 재미있는건 가사가 'Jinji'라는 거에요. 한국말 같지 않나요? 확인해보니 대만어로 'Honey'라는 뜻이라고 하더라고요. 알 수는 없지만 밴드 분들이 곡을 만들 때 한국어를 좀 염두해두고 '진지'라는 중이적으로 표현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my jinji don't you cry
this world out of time
of time out of mind
my jinji please don't cry
in this world out of time
time out of mind(out of mind)
사실 이 노래의 가사를 포스팅을 하는 지금 처음 찾아본 것 같아요. 이 노래를 처음 만났던 순간이 떠오르는데요, 굉장히 지치고 우울한 날이었습니다. 버스 안이었는데, 날이 굉장히 더웠거든요. 창가에 머리를 기대고 그냥 멍하니 창 밖의 풍경을 바라보고 있었어요. 그런데 계속 반복해서 'my jinji don't cry'가 흘러 나오는 거죠. 음.. 그냥 가만히 듣고만 있는데 처음엔 위로가 되더니, 지속적으로 나오니까 갑자기 웃음이 나더라고요. 한국어가 서툰 친구가 나름 고민해서 진지하게 응원을 건네는 거죠. 힘내라고. 꽤 근사한 위로를 받은 느낌이들었습니다.
3번 째로 이런 시간을 갖다보니 마냥 좋아하는 곡을 선곡하기 보다 소개되는 곡들의 통일성을 찾으려는 노력을 좀 들인 것 같은데 결국은 뭐 취향대로, 장르를 좀 고려해서 지루하지 않도록 구성을 한 것 같습니다.
이번에 선곡된 곡들이 굳이 꼽자면 제가 근래에 가장 많이 듣고, 또 부러 선곡을 해서 챙겨듣는 곡들인 것 같아요. 어쩌다보니 오늘은 원래 의도와 다르게 곡 설명이 좀 길어진 것 같아요. 음악 프로그램을 듣다보면 너무 전문적인 용어가 난무해서 사실 전 잘 모르기도 하고, 곡 설명은 찾아보면 되니까 좀 피하려고 했는데 막상 쓰다보니 자연스럽게 결국 곡을 설명하게 되는 것 같네요.
모쪼록 이 글을 찾으시는 분들이 한 곡이라도 취향에 맞는 곡을 가져가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