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쨌든, 노래

그냥 좀 내려놔

by Letter B


안녕하세요, 어쩄든 노래 7번째 시간입니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시간도 이제 얼마남지 않은 8월의 한 가운데 서 있습니다. 얼마 전에 비가 무척 많이 내렸어요. 세차게 내리는 비를 보고 있는데 그런 생각이 문득 들더라고요. '아 이런 집에서 이렇게 비가 내리는 광경을 구경하는 것도 참 행운이다'라는 생각이요.


저희 집이 베란다 창문을 열면 녹음을 마주하거든요.

그냥 이렇게 가만히 집에서 자연을 마주하는 것도 어쩌면 큰 행운이다라는 생각이 불현 듯 들더라고요.

좀 우습지만 그랬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랜만에 비가 내리는 데도 불구하고 슬리퍼를 끌고 산책을 나섰습니다. 비가 오는 날 우산 아래에서 듣는 빗소리 기억하실지 모르겠어요. 타닥 – 타닥 – 세게 떨어지는 날에는 무척 아름답게 느껴지거든요. 그래서 옷이 젓을 것을 감안하고, 무작정 나섰습니다.


비가 오면 웅덩이도 패이고 그렇잖아요. 막 식물에 물방울도 맺혀있고. 일상에서 다른 풍경을 발견한다는 건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다행히 아무도 없어서 신나게 물장구도 치고, 답답한 생각도 좀 떨쳐 버리고 욕도 내뱉으면서 속 시원하게 돌아선 것 같아요.


그래서 오늘의 주제는 '그냥 좀 내려놔'로 정했습니다.




The 1975 - Road kill




첫 번째 곡으로 선곡한 곡은 the 1975라는 밴드의 Road kill이라는 곡입니다. 이 밴드는 예전에 유튜브를 보다 유튜버의 추천으로 접하게 된 밴드입니다. 사실 the 1975의 곡들은 대체로 밴드 이름과 달리 세련된 곡들이 많거든요. 그런데 이 곡 만큼은 무척 선이 아날로그 적이고 리듬이 편안하더라고요.


그래서 가사 자체도 무언가 위로하는 곡이 아닐까 했었는데, 굉장히 직설적으로 어떠한 사실 관계에 대해서 표현하는 내용이더라고요. 보통 친구나 연인 사이에서 상대방에게 충언을 하는 내용인데 그 가사가 우리 나라로 치면 힙합 음악에서 발견할 수 있을 정도로 굉장히 직설적이어서 좀 놀랐던 것 같습니다.




And they're playing your song on the radio station
Mugging me off all across the nation
If you don't eat, then you'll never grow
I should've learnt that quite a while ago
I know it gets hard sometimes
Making out with people that you don't like
I know you don't feel alright
But you look just fine to me




노래가 끝날 때까지 관계에 있어 정확한 답이 보이지 않아요. 어떻게 보면 사실 굉장히 현명한 친구인데, 회고적으로 표현함으로서 좀 찌질하게 다가설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이 밴드가 뮤직 비디오에서 숨겨진 남은 모습들을 또 표현해보려고 노력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현실에서 이러한 친구들이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상당히 직설적인 편인데요, 뭐 사람의 성격이 하나로 정의될 수 없듯이 누구나 그럴 수 있겠지만 뭐 그렇습니다. 이러한 직설적인 성격 때문에 손해를 보는 부분이 훨씬 많은 것 같아요. 그런데 상황을 잘 구분할 줄만 안다면 저는 직설적인 것이 어쩌면 현명한 인간 관계를 만들어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어쨌든 the 1975는 노래 장르가 굉장히 스펙트럼이 넓은 밴드입니다. 세련된 음악부터 감성적인 음악까지 포괄적으로 앨범에 담고 있고요, 무엇보다 자전적인 이야기가 섞여 있어 여러 감정들에 대해서 참 즐겁게 접하고 있어요. 잘 모르시는 분들이라면 이 곡을 처음으로 시작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악동 뮤지션 - Everest




두 번째로 소개해드릴 곡은 악동 뮤지션이죠. everest라는 곡입니다.

저는 이 밴드가 사람들의 입에 오를 내릴 때 별로 관심이 없었던 것 같아요. 음악도 가사도 저에게는 좀 보편적이거나 유니크하게 다가오지 않았거든요. 최근까지는. 그러다 최근에 항해라는 앨범을 발견하게 되면서 '오 이런 밴드가 있었구나'하고 밴드 이름을 살피니 악동 뮤지션이더라고요? 좀 놀랐던 것 같습니다.


그 뒤로 몇몇 곡을 챙겨 듣게 됐는데, 여러 곡 중에 오늘은 'Everest'라는 곡을 선곡해봤습니다.

일단 전체적으로 가사와 보컬이 무척 성숙해진 것 같아요. 악동 뮤지션하면 저희가 보통 떠올리는 워딩이 있는데, 전혀 찾아볼 수가 없을 정도로 세련되어 졌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성장'이라는 단어가 앨범을 마주하면서 제일 많이 떠올랐던 것 같아요. 그 중에 '에베레스트'라는 곡은 처음 들었을 때 보다 두 번 세 번 들었을 때 좀 매력을 느끼게 되는 곡인 것 같아요. 일단 리듬이 듣기 편하고, 보컬이 생각보다 올드한데 그게 막 거리감이 느껴지는 올드함이라기보다 부러 올드한 것을 세련되게 표현하기 위한 노력들이 좀 악동뮤지션이라는 밴드의 새로운 발견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보통 '에베레스트'라고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들이 있잖아요. 하얀 설경이라던가, 높은 산, 미지의 세계, 꼭 한번 가보고 싶은 곳 뭐 이런 워딩들이 있는데, 이 곡을 들으면 하얀 설경과 함께 이 친구들이 바라보는 시선을 떠올리게 되더라고요.



하늘에 닿은 그곳
꿈을 꾸는 자들이 있는 곳
생사의 그곳
갖은 전설이 떠도는 곳
때때로 우린 보게 되지
가능치 못한 건 세상에 없단 증거를
Oh EVEREST
Oh EVEREST
Who climbs the mountain




흥미로운 곡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악동 뮤지션 - 물 만난 물고기




다음은 역시 같은 밴드 악동 뮤지션의 물 만난 물고기를 선곡해봤습니다.

세상이 시끄러워요. 늘 이런저런 일들로 분주하죠. 그런데 가만히 살펴보면 대다수 편안함 속에 안주하고 싶어 하면서도, 스스로 그러한 사람이 되고자 노력하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아요. 분주한 것을 당연히 여기면서도 한가로운 해안가를 선망하죠. 아이러니한 일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선곡해봤어요.




"너는 꼭 살아서, 죽기 살기로 살아서,
내가 있었음을 음악 해줘”
그는 동경했던 기어코 물을 만나서 물고기처럼 떠나야 했네
우리가 노래하듯이, 우리가 말하듯이,
우리가 예언하듯이 살길
LIVE LIKE THE WAY WE SING




한 편의 동화를 보듯 스토리 텔링이 참 재미있는 것 같아요. 그럼에도 악동 뮤지션을 한 번씩 꺼내 듣는 이유는 그들이 부르는 희망이 우리들의 마음과 결국 닮아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노래를 듣다보면 크게 따라부르고 싶어져요. 누군가를 응원하다보면 결국 자신을 응원하게 되는 원리와 비슷한 마음이 아닐까 싶습니다.


노래를 들으시는 분들이 좀 뻔한 희망이지만, 그러한 희망에 자신을 노출시켜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선곡해보았습니다. 우연히 이 글을 보게 되시면, 그러한 희망을 한 줌 챙겨서 이 곡과 함께 즐거운 산책 한 걸음을 더하셨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D.O. - 괜찮아도 괜찮아




네. 다음 곡은 디오의 '괜찮아도 괜찮아'입니다. 이 곡이 그룹 엑소 멤버의 곡이란 사실을 아시는 분들은 많이 아시겠지만, 음악만 들으시는 분들은 잘 모르실 거 같아요. 저는 정말 몰랐거든요.


그러다 우연히 라디오에서 접하게 되었는데, 엑소의 곡이라고 하더라고요. 깜짝놀랐습니다. 목소리에도 색이 있다고 하잖아요. 그래서인지 저는 이 친구의 목소리를 듣고 있으면 참 강단이 있고 신뢰를 주는 목소리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음식으로 치면 시원하고 담백한 곰탕을 한 사발 들이키는 것 같다고 해야하나요? 좋은 것 같습니다.



숱하게 스쳐간
감정들에 무뎌지는 감각
언제부턴가 익숙해져버린
마음을 숨기는 법들
난 어디쯤에 와 있나
앞만 보고 달려오기만 했던
돌아보는 것도 왠지 겁이 나



또 무엇보다 저는 가사가 참 좋은 곡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이 가사를 처음에 듣고는 좀 울컥하셨던 분들이 많으셨을 것 같습니다. 자전적인 가사가 상대를 위해주기가 쉽지 않은데 이 곡은 자신을 고백한다는 것이 위로로 다가오는 그런 곡인 것 같습니다.


'흐르듯 살아도 그냥 괜찮아’




Amy winehouse - You sent me flying /cherry




마지막 곡은 이 글을 읽고 계시는 독자분들은 이미 알고 계실지도 모르겠어요. 저는 우연히 tv프로그램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되었거든요. 바로 에이미 와인 하우스'you sent me flying /cherry'입니다.


저는 이 곡을 듣기 전까지 에이미 와인 하우스라고 하면 뭔가 깍쟁이 이미지의 팝 스타가 떠올랐어요. 이름은 굉장히 많이 들어봤는데, 이름이 유명해서 그런지 잘 찾아서 안 듣게 되더라고요. 그냥 뭐 대중 팝이 아닐까? 하는 식으로 넘겨 버리는 거죠. 그러다 배우 하정우 씨의 추천곡으로 '와인을 닮은 곡'이라고 말씀하시는 걸 듣고 그냥 한 번 들어봤거든요. 왜 그렇게 표현했는지 알 것 같더라고요.



에이미_와인하우스_frank.jpg



도입부부터 아주 드라이한 호주 와인이 코 끝을 강타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면서 아주 근사한 재즈바가 떠오르더라고요. 묵직하고 진한 목소리로 시작되는 이 곡은 뭔가 듣고 있자면 정통 재즈가 떠오르거든요. 흑인 아저씨들이 뒤에서 막 큰 악기들고 그렇게 연주하고. 멋드러진 드레스를 입은 가수가 흥얼거리는 그런 재즈 있잖아요. 영화에서 1900년대 초반 돈 많은 분들이 가는 그런데서 흘러나오는 재즈. 그런게 떠올랐어요.


음악에 취한다?


한참을 들었거든요. 몇 번을 반복해서. 무척 좋더라고요.

그 정도로 음악 자체가 강렬한 흡입력을 가지고 있었어요. 그래서 가사를 얼른 찾아봤는데, 의외로 가사는 아주 현대적인 연애 가사인거죠. 막 '니가 나를 차버렸잖아~'이런 식의. 곡만 들으면 노라 존스가 떠오르는데 그럼 막 시적인 가사가 따라오잖아요, 그런데 그런게 아닌거죠. 신기해서 바로 가수를 찾아보게 됐는데, 안타깝게도 이 분이 이미 오래 전에 돌아가신 분이더라고요.


그래서 아쉬운 마음에 곡을 한 번 들고와봤습니다. 재즈하면 뭔가 어렵고, 우아한 음악이라는 이미지가 있잖아요. 아무리 선을 넘어도 결국은 재즈라는 장르가 가지고 있는 한계라는 것들이 있다고 저는 여겼는데, 저에겐 이 곡이 '아니, 재즈를 이렇게 이런 식으로 풀어서 이런 가사를 매치할 수도 있는거야?' 하는 새로운 사고를 하게끔 만들어 준 곡인 것 같습니다.


그냥 한번쯤 풀어지고 싶은 날 이 곡을 아주 크게 틀어 놓고 마음을 달래는 것도 기분을 달래는 하나의 방법이 아닐까 싶습니다.




And although my pride's, yeah, not easy to disturbed, yeah
You sent me flying when you kicked me to the curb, yeah
So with your battered jeans, yeah, and your Beasties tee Now I can't work like this, no, with you next to me, yeah








'그냥 좀 내려놔’




사실 일상에서 쉬이 내뱉을 수 있는 말은 아닌거 같아요. 아주 쉬운 말임에도 그 쉬운 걸 지키기 위해 얼마나 많은 희생을 감당해야하는지 깨닫기 시작할수록 더욱 어려운 말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럼에도 가끔은 누군가 한번 쯤 쉽게 내뱉어주었으면 좋겠어요.


타이밍이란 것이 그렇게 어려운 것 같습니다.

모쪼록 글이 즐겁게 다가갈 수 있기를 소망하며 7번째 시간을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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