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얗고 고결한 백장미가 되리
흰 눈처럼 하얗고 다이아몬드처럼 영롱하게 반짝이는 드레스.
그 순백의 미가 순수함을 넘어 숭고하게까지 느껴지는, 때 묻지 않은, 깨끗한, 결혼을 위한 복장.
그 위에 여자들이 좋아할 만한 눈부신 것들을 끼얹고, 그 아래로 매끈하게 잘빠진 라인을 살리고 나면
한 시간 빌려 입는데 돈 몇백이 아깝지 않은 드레스가 탄생한다.
비싸긴 해도 아름답게 걸려있는 그 자태를 보고 있노라면 사랑에 빠지지 않을 여자가 있을까.. 싶네.
나의 눈에서도 하트가 뿅뿅 발사될 것이 분명하다.
드레스라는 것은 여자들에게 익히 그런 존재지만, 웨딩드레스는 특히나 더.
가슴을 설레게 하고 두근거리게 만든다.
두근두근! 내일은 결혼식에 입을 웨딩드레스를 고르러 가는 날~
나 역시 설레는 마음으로 이 날만을 기다려왔다.
드레스는 결혼준비의 꽃이니, 어여쁜 신부가 꽃처럼 활짝 피어날 시간이다.
꽃이 아름답게 피어나는 계절 4월.
모든 것이 만개하는 봄의 신부이니만큼 화사하고, 흩날리는 벚꽃잎처럼 살랑거리는 드레스를 입고 싶다.
그 드레스로 하여금 사랑스러운 느낌 가득한 신부가 되는 게 나의 바램이다.
아, 세상은 넓고 예쁜 드레스는 너무나도 많고.
내 결혼은 한 번뿐이라 오직 한 벌밖에 입지 못한다는 것이 그저 아쉽지만..
그러므로 내게 가장 잘 어울리고 완벽한 드레스를 찾아내겠다는 각오만은 결연하다.
오늘날까지 수많은 드레스를 피팅해 보았지만 (결혼준비하면서)
이제 고를 드레스는 많은 사람들 앞에서 선보일 드레스이니만큼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웨딩홀과의 조화로움, 내 체형에 어울리는 단점은 커버하고 장점은 살려주는 스타일, 주머니 사정까지.
고려해야 할 것이 너무나 많지만 그 모든 질문에 정답을 줄 수 있는 단 한 벌.
그 최적의 드레스를 찾아내야지! 불끈!
언젠가 어떤 날에는 웨딩드레스 말고 웨딩수트를 입으면 어떨까? 상상도 해보고
또 어떤 날에는 한복드레스를 입어볼까? 싶기도 했고
아니면 아예 핑크색드레스는 어때? 꼭 하얗기만 해야 하는 건 아니잖아? 공장형 결혼식 지겨워!라는 생각도 해봤으나
튜닝의 끝은 순정이라 했던가. (이럴 때 쓰는 말이 맞아?)
돌고 돌아 결국에는 신부의 정석, 하얀 드레스가 가득한 샵으로 간다.
사실 난 흰색이 잘 어울리고, 번헤어(승무원머리)가 잘 어울리게 타고났으니 그냥 이 결혼식 문화를 받아들이는 쪽이 이득이다.
청개구리 신부이긴 하지만 이상한 실험은 하지 않기로..
하얗게 피어난 고결한 한 송이의 백장미가 되리라.
그래서 더 궁금해! 과연 어떤 드레스를 입게 될까?
아주 어렸을 때부터 상상해 온 신부가 된 내 모습과 닮아있을까?
상상과 궁금함을 눌러 담아 내일을 기다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