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그리고 감정
내가 이 글을 쓰고자 한 데에는, 혼자 고독의 터널을 겨우 빠져나온 나 자신을 향한 작은 격려의 의미를 담았다. 한편으로는 굳이 이 글을 써야 할까 망설이기도 했다. 하지만 하루 종일 화면 안에서 고군분투했던 시간들이 결국 ‘감정’이라는 결과에 닿아 있다는 생각이 들어, 써보기로 했다.
지난 한 주 동안 ‘전자책을 만드는 시간‘을 이야기로 엮었다. 이 글은 전자책을 만드는 설명서라기보다, 그 과정을 지나며 내가 어떤 선택을 했고 어디에서 망설였으며 어떤 어려움을 겪었는지를 감정의 결로 기록한 글이다. 전자책을 출간해 보겠다는 다짐은 순간적인 선택은 아니었다. 다만 혼자 해보겠다는 결심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하나씩 준비하다 보니 어느새 전자책 등록 신청 단계까지 오게 되었다.
혼자 기획부터 출간까지 해본다는 건 멋있어 보일 수도 있지만, 사실은 모든 선택을 스스로 책임져야 하는 고독의 연속이다. 사업자 등록을 해야 할지, 출판사 등록을 해야 할지. 낯설기만 했던 ISBN 신청과 교정, 플랫폼 등록까지. 모든 과정에서 결정은 온전히 나의 몫이었다. 무엇보다 누군가에게 쉽게 물어볼 수 없다는 사실이 가장 큰 부담이었다.
하지만 하나를 처리하면 다음이 보였고, 다음을 해내고 나면 또 그다음이 모습을 드러냈다. 하나씩 넘길 때마다 많은 시간과 망설임이 필요했지만, 안도감과 함께 잘 해냈다는 기쁨도 따라왔다. 물론 해야 할 일들이 계속 쌓여 멈추고 싶을 때도 있었다. 그럼에도 멈추지 않았다. 해낼 수 있다는 확신이 있어서 나 자신을 밀어붙인 것은 아니었다. 다만 천천히, 내 속도로 숨을 고르며 가보고 싶었다.
상표 등록 신청은 호기심에서 시작되었고, ISBN 역시 무료로 대행해 주는 방법이 있다는 걸 알면서도 혼자 해보는 데 의미를 두었다. 글의 분량 역시 마지막 에피소드까지 완주할 수 있을 만큼으로 스스로 정했다. 교정 과정을 거치며 덜어내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배웠다. 내가 쓴 글을 다시 읽는 일은 낯설었고, 본문을 몇 번이고 들여다볼수록 손대고 싶은 아쉬운 부분은 끝이 없었다. 고치고 또 고치면서, 글이 다듬어진다기보다 오히려 내가 조금씩 빚어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오늘, 드디어 모든 과정을 마치고 플랫폼에 등록 신청을 했다. 마지막 단계마저도 쉽지 않아 몸은 이제 그만하라고 아우성쳤다. 아직 승인을 기다리는 중이지만, 이 모든 과정을 혼자 해봤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뿌듯했다. 왠지 다음에도 또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조용한 자신감이 생겼다.
혼자 전자책을 만들었다는 사실도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그보다 더 값진 것은, 이 겨울에 처음부터 끝까지 오롯이 혼자 건너온 사람이 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그 고독을 통과한 지금의 나에게, 이 글은 작은 확인이자 다정한 인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