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

행복에는 생각보다 큰 용기가 필요하다.

by 온결

스물아홉, 그냥 서른이 되고 싶지 않았다.

내겐 오래 만나온 이가 있었고, 시간이 더 지나면 책임져야 할 것도 희생해야 할 것도 많을 것 같았다.

그래서 사직서를 냈다.

그리고 나는 버킷 리스트였던 1년의 해외 자원봉사를 떠났다.

승진을 코앞에 두고, 그 분야에서 꽤나 괜찮았던 회사를 그만둘 때 다들 말렸다.

'다녀오면 서른인데 어쩌려고 그러냐. 다시 취직하는 게 쉽지 않을 거다...'

주변의 말들에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면 거짓말이겠지.

다시금 돌이켜봐도 그때 그 결정엔 괘나 용기가 필요했다.



서른둘, 해외봉사에서 돌아와 취업한 회사에서 나름 인정을 받아 정신없이 일했다.

그리고 계절도 밤낮도 없었다.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삶이라는 생각에

강원도로 귀촌을 결심했다. 그 당시의 삶의 팍팍함에 급하게 결정했고, 나의 가족도 흔쾌히(나중에야 나에 대한 염려와 걱정 때문이었음을 알았지만) 수락했다. 다행히도 아직까진 그 결정을 후회하지 않지만 지금 와 생각하면 분명 충동적이었다. 그리고 그 당시 주변에서는 하나같이 다들 큰 용기라고 말했다.



행복에는 생각보다 큰 용기가 필요하다.

주변의 말에 휘둘리지 않고 내 뜻대로 결정하기 위한 용기, 하기 싫은 일을 거절할 수 있는 용기, 나를 지키기 위해 내 감정을 고백할 수 있는 용기. 하물며 식당에서 내가 먹기 싫은 식재료를 빼달라고 할 수 있는 용기. 예전에는 타인의 시선을 걱정해 못 먹는 음식도 먹는 척했다. 그래서 나의 소중한 식사를 삼키듯 해버렸다. 하지만 마흔에 다다른 지금의 나는 내가 조금 더 소중해진 것 같다. 내 취향, 내 시간, 내 가족, 그리고 나.

그래서 나는 앞으로도 누군가에게 해가 되지 않을 만큼만 조금 더 이기적인 용기를 내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