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

나의 실수로부터 도망치지 않고.

by 온결

실수를 인정하는 것이 참 어렵다.

그리고 명확하진 않지만 실수를 허용하는 나 나름의 기준치가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어떤 실수는 스스로 자백하는 한편 어떤 실수는 죽어도 들키고 싶지 않고, 들켜도 인정하고 싶지 않다. 그리고 반복되는 실수가 너무 싫다.


여기서 '싫다'는 유독 나에게 적용되는데,

나는 원체가 느린 사람이라 일을 급하게 하거나 조바심을 낼수록 오타 같은 실수가 잦다.

집중해서 봐야지 하면서도 시간에 쫓기면 시선은 날아가고 정신은 떠다닌다.

그래서 정작 실수는 지가 해놓고 화도 지가 더 내는(지 스스로에게) 경우가 종종 있다.


어떤 분의 강의에서 그것은 나 스스로에 대한 이상이 너무 높아서 그런 거라더라.

내가 실수를 안 할 거라는 나의 이상에 반해서 화가 나고 좌절을 한다는 것.


어느 정도는 맞는 말인 것 같다.

그리고 나에게 관대하기만 할 수는 없더라도 내 실수로 하여금 스스로를 무시하고,

비난할 것까지는 없지 않을는지.


때때로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실수를 먼저 인정하는 것이 약점을 보이는 것처럼 평가되고, 그것을 숨기는 것이 마치 기술인양 전수될 때가 있다. 어쩌면 나도 부족함을 드러낸다는 생각에서 실수를 부정하고 싶었던 것 같다. 하지만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슴 깊숙이는 알고 있을 거다. 실수를 했으면 차라리 솔직하게 빨리 말하는 게 좋다는 것. 그것을 숨기는 것이 또 하나의 실수라는 것. 요즘의 나는 나의 실수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려고 노력 중이다.


그것이 좋은 건 아니지만 이미 한 실수라면 자책하기보다 그다음 스텝을 고민하자는 것.

그것이 나의 실수로부터 도망치지 않고, 정면으로 부딪히는 방법인 것 같다.

작가의 이전글용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