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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담 Nov 29. 2018

믿음이라는 작은 열매

누구나 어릴 때는 다른 사람들을 잘 믿곤 한다. 아직은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순수하기에. 나 또한 그랬다. 내게 웃어주고 특히 먹을 걸 주는 사람들을 잘 믿고 따랐다.


그때의 난 그 자그마한 믿음이라는 열매가 행복의 원천이었음을 알지 못했다.


시간이 흐르고 세상을 향한 나의 눈에 여러 겹의 의심이 생겨나면서 다른 사람들을 온전히 신뢰한다는 것이 참 어려운 일이 됐다. 선의를 선의로 받아들이지 못한 채 '왜 잘해주는 거지? 다른 의도가 있을지 몰라!'라고 생각하곤 했다.


특히 그 생각은 내가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로 향하곤 했다. 이미 내 옆에 오랫동안 있어온 사람들에게는 의심의 시선을 보내지 않아도 된다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calligraphy by 소담한 하루

나를 보호하기 위해 의심의 씨앗을 곳곳에 뿌리는 거라 생각했지만 이 행동이 나를 불행의 늪으로 빠지게 하는 것이었음을 몰랐다. 누군가를 믿는다는 게 어려워지면서 세상을 향해 발톱을 들이밀곤 했다.


책을 읽고 강의를 들으며 내가 얼마나 편협된 생각에 빠져 있었는지를 조금씩 깨달았다. 그래서 지금은 그 의심의 씨앗을 하나 둘씩 거둬가고 있는 중이다.


이러고나니 오히려 마음은 예전보다 편해졌고 사람들의 조그마한 호의에도 더 큰 감사를 느끼게 되었다. 또한 조금이라도 더 베풀며 살아가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되었다.


세상을 살다 보면 상처를 받을 수밖에 없다. 이 상처가 너무 아프다보니 점점 혼자가 되고 싶어진다. 나도 상처받기 싫어서 소위 감정노동을 하기가 싫어서 억지로라도 혼자 있으려 했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혼자 지낸다고 해서 그 상처가 나아지는 건 아니었다. 내 옆에 사람들을 오지 못하게 함으로써 그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고 나 또한 상처를 입곤 했으니까.


자신을 챙기기 위해 함께 있어준다는 것의 가치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걸 알아가면서 오히려 더 누군가와 함께하려 한다. 나 혼자만의 시간도 중요하지만 다른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 또한 중요하기에.

생각보다 세상에는 좋은 사람들이 많기에 그들을 믿으며 함께 살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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