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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담 Jan 01. 2019

아무것도 하지 않기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 핸드폰도 보지 않고 편한 자세로 내 마음의 소리를 듣는 시간. 이 시간의 중요성을 깨닫고 있는 중이다.


예전에는 제대로 쉬는 법을 알지 못했다. 누워있어도 그리고 아파도 핸드폰은 언제나 손에 있었다. 핸드폰이 주는 편리성은 부정할 수 없지만 이 핸드폰 때문에 가만히 아무것도 안하고 있는다는 건 어려운 일이 됐다.


사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걸 부정적으로 생각했다. 뭐든 하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기에 지루한 시간을 잘 견디지 못했다. 특히 회사를 다닐 때는 일만 하다가 하루를 보낼 수는 없다는 생각에 자극적인 영상을 보며 여가 시간을 보냈다. 조금만 지루해도 바로 영상을 바꿔 내 마음의 쾌락 나무에 물을 주었다. 순간의 즐거움은 오래가지 않았고 계속 외부에서 나를 지루하지 않게 만들어 줄 것을 찾아 헤맸다.


이런 생활이 반복되던 상황 속에서 퇴사를 하니 외로움과 울적함이 찾아오더라. 혼자 있는 시간을 보내는 법을 까먹었기에. 영상을 보는 것도 한계가 있었다. 새로운 영상이 내 하루를 지탱해줄만큼 제공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calligraphy by 소담한 하루

외로운 게 아니라 자유로운 거라는 걸 알지 못했다. 외로움을 억지로 해결하기보다 내 인생에 찾아온 자유를 즐기는 방법이 필요했다. 나로서 살아간다는 건 혼자서도 잘 살 수 있다는 걸 의미하니까.


하루에 15-20분이라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을 가지기 시작했다. 어떤 상황에서도 움직이지 않고 내 마음의 소리에 온전히 집중하기 시작했다.


호흡이나 생각을 통제하지 않고 나와 나의 주위에만 온전히 집중하니 마음이 한결 편안해질 수 있었다. 또한 내가 갖고 있는 생각이 내가 아니라 나는 그저 그 생각을 관찰하는 사람임을 알 수 있었다.


현실에 휘둘리지 않는 소신을 가지고 나답게 살기 위해서라도 이를 꾸준히 해나가야겠다. 나만이 누릴 수 있는 이 자유를 흘려보내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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