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소담 Jan 02. 2019

책을 읽고 기록하면서 마주하게 된 성장

3개월동안 33편의 서평을 쓰면서

제게 책은 가깝고도 먼 존재였습니다. 어릴 때부터 책을 많이 읽긴 했으나 그저 읽는 행위만을 좋아했을 뿐이거든요. 책에 표시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고 깨끗하게 보관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였습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은 이래야 한다고 생각했죠.


그러다 어느 날 '나는 책을 왜 읽고 있는 걸까?'라는 물음이 생겼습니다. 책과 소통하며 지식과 지혜를 얻는 것이 제가 추구하는 독서의 목적임에도 그저 깨끗하게 읽는 데만 집착하고 있었으니까요. 이러다가는 제가 원하는 목적을 이룰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책을 제대로 읽기로 다짐했습니다.


마음이 가는 문장에 밑줄을 긋고 그 문장이 있는 페이지를 접었습니다. 처음에는 밑줄을 그을 때마다 손이 덜덜 떨릴 만큼 힘들었어요. 다행히 적응 기간을 거치고 나니 아무렇지 않아졌지만요. 이전처럼 책을 읽을 때는 저자가 제게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느낌이었다면 이렇게 한 뒤로는 저자와 친근한 수다를 떠는 느낌이었습니다.


한동안 추리 소설만 읽곤 했는데 책과 소통하면서 독서의 재미를 깨닫자 범위를 다양한 분야로 확장했어요. 여러 저자의 의견을 접하면서 편협된 시각에서 조금씩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책을 읽기만 했다면 일어나지 못할 변화였죠. 다만 문제는 책이 전달하는 지식을 무조건 받아들이다 보니 혼란스러워졌다는 거예요. 그 과정의 중심에 제가 없었으니까요. 책과의 소통 그 이상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서평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책의 문장을 곱씹어 읽고 이에서 얻은 깨달음과 제 의견을 블로그에 기록했어요.

calligraphy by 소담한 하루


3개월 동안 33편의 서평을 썼습니다. 이 여정 속에서 저만의 기준을 가지고 책 속 지식을 선별하여 받아들일 수 있는 지혜를 갖게 되었어요. 또한 저의 상황에 적용해나가며 성장할 수 있었고요.



1. 사소한 실수에 집착하는 습관을 버렸습니다.


모든 걸 완벽하게 해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글을 쓰다가 조금이라도 잘못 쓰면 처음부터 다시 문장을 써 내려 간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에요. <FINISH>라는 책을 읽고 나서 완벽해 보이려 애쓸 필요가 없다는 걸 깨닫고 나서 사소한 실수는 넘기기로 했습니다. 이것이 후에 완벽주의 습관을 버리는 데 큰 도움이 되었죠.


2.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지금까지는 예쁘지 않아서, 이걸 못해서, 잘나지 않아서와 같은 조건을 앞세우며 제게 끝없는 비난을 했었어요. <나, 지금 이대로 괜찮은 사람>이라는 책을 읽고 난 뒤로는 자존감과 상관없이 스스로를 사랑하는 마음을 품게 되었고 거울을 보며 처음으로 자신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건넬 수 있었습니다.


3. 제게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알고 이에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이전에는 남들에게 예뻐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겉모습을 꾸미는 데 집착했습니다. <신경 끄기의 기술>을 읽고 제게 중요한 가치가 외적 요인이 아닌 내적 성장임을 알고 나서는 겉으로 보이는 아름다움에 더는 집착하지 않게 되었어요.


4. 제 다양한 감정을 존중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바빠서 화를 내고 속상해서도 화를 내고 저는 화를 참 많이 냈어요. 이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도 많았죠. <가짜 감정><말 그릇>이라는 책을 통해 깨달았습니다. 제가 속상함, 우울함, 억울함 등과 같은 여러 감정을 무시한 채 익숙한 감정인 분노만을 택했다는 것을요. 이를 알고 나서는 감정마다 이름표를 붙여주고 제대로 표현하는 연습을 했습니다. 감정 하나하나를 존중하자 화를 내는 횟수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5.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었습니다.


퇴사 후 앞으로 뭘 해 먹고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불안감이 컸습니다. 이 불안감은 미래만 신경쓰게 했고 현재에 집중하지 못하게 했습니다. <바보 빅터>를 읽으며 미래를 불안해하는 것이 나의 능력을 제대로 발현시키지 못하게 만드는 일임을 깨닫고 두려워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이 모든 성장은 책과 진정으로 소통하려 노력하고 기록하고 공유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됩니다. 아직도 미성숙하고 불완전하지만 예전의 저보다는 지금의 제가 조금 더 성장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책을 읽고 기록해나가면서 이 길이 저를 어디로 데려다 줄지 기대하며 살아가고 싶습니다.


멘토가 옆에 있다면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요? 내일은 멘토 덕분에 더 성장할 수 있으셨던 티라노 작가님의 글이 공유될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나이도, 직업도 다양한 7명이 펼쳐내는 성장 스토리. 매일 오전 8시(주말 오전 11시) 발행되는 성장의 비결이 궁금하다면 매거진 구독을 눌러주세요. 한 뼘 더 성장할 여러분을 응원합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