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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담 Jan 30. 2019

당신의 빛나는 처음을 응원합니다.

참 많이도 흔들렸던 처음의 시간은 결국 추억이 되었다.

첫 직장을 그만둔 지 4개월이 지났다. 처음이라 모든 게 어색하고 적응하기 힘들었던 그 시절의 '나'를 떠올려보면 이런 생각을 많이 했다. 비슷한 경험을 먼저 한 사람이 조언 좀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이다. 아는 건 하나 없고 혹여나 방해가 될까 질문하기도 무서웠으니까. 이제는 1년 6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일해본 경험을 되살려서 그 역할을 해보려고 한다. 어쩌면 그때의 내가 듣고 싶었을지 모를 조언을 처음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사회초년생분들에게 전하는 일 말이다.


1. 적금을 들자.


사회초년생이 가장 다루기 어려운 분야가 재테크다. 돈을 모으고는 싶은데 월급은 적으니까. 나도 취직을 하고 2달 뒤부터 어떻게 돈을 모을 수 있을지 고민했다. 물어볼 사람이 딱히 없으니 혼자 찾아보다가 보유자금이 적은 상황에서 가장 하기 쉬운 돈 관리가 적금이라는 걸 알았다. (물론 적금 이외의 방법이 있을 수도 있다) 뭐가 뭔지 잘 몰랐기에 일단은 3년 기한으로 한 달에 50만 원씩 넣는 적금을 시작했다. 50만 원이라는 큰돈을 매달 넣는 건 쉽지 않았지만 덕분에 짧은 기간에 850만 원가량을 모았고 알뜰하게 생활하는 법도 터득했다. 또한 일을 그만두고 나서 생활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받았다. 모아놓은 돈이 생각보다 큰 위안이 된다는 걸 이때 알았다. 많은 돈을 넣기가 부담스럽다면 요즘에는 카카오 뱅크의 26주 적금 챌린지처럼 1000원부터 시작해서 점점 증액하며 넣는 방법도 있으니 알아보자. 이렇게 쌓인 돈은 나중에 무조건 어떤 식으로든 도움이 된다.


2. 힘들어도 1년은 버티자.


처음은 누구에게나 힘들지만, 특히 사회초년생의 처음은 더 힘들다. 익숙지 않은 환경에 금세 적응해서 잘 해내는 모습을 보여야 하니까. 일한 지 6개월이 됐을 때 고비가 찾아왔던 기억이 난다. 학원을 그만두는 아이들이 많이 늘어나면서 계속되는 쓴소리에 더는 버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으니까. 그런데도 더 버텼던 이유는 바로 '경력' 때문이다. 적어도 1년이라는 기간은 일해야만 다른 곳으로 이직할 때도 '나'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증명하기가 더 쉬울 거라고 생각했기에. 아쉬운 건 이 기간 동안 앞으로 다가올 회사 밖에서의 삶을 어떻게 꾸려나갈지 미리 준비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어떤 일을 하며 살아갈지 고민했더라면 그만둔 직후 약 1달간 힘들게 방황하는 일도 없지 않았을까? 그래서 더욱이 퇴사라는 카드는 정말 신중하게 사용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지금 당장 그만두고 싶다 하더라도 일단은 1년만 공부도 하고 돈도 모으면서 독하게 버텨보자. 준비 없는 퇴사는 무기력한 삶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3. 본인만의 업무 패턴을 설정하자.


일이 상황에 맞게 주어지는 게 아닌 만큼 업무가 별로 없을 때도 있고 쏟아질 때도 있다. 할 게 많이 없을 때는 괜찮지만 바쁠 때가 문제다. 본인만의 업무 패턴을 만들지 않는 이상 일에 짓눌릴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내 경우에는 이 일 10분 저 일 20분 하는 식으로 뒤죽박죽 일 처리를 했다. 그러다 보니 뭐 하나 제대로 완료하질 못했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우선순위 목록을 만들어 이행하기 시작했다. 자료 정리와 같은 부수적인 업무는 시간이 별로 걸리지 않기에 출근 직후에 처리했이후에 1-2시간씩 통으로 시간을 내서 강의 준비와 같은 중요 업무에 집중했다. 완료할 때마다 목록에서 지워 없애는 식으로. 이때 중요한 건 부수적인 업무를 한 번에 하겠다고 나중으로 다 미루면 안 된다는 것이다. 쌓이고 쌓이면 본 업무에 집중하기 어려울 만큼 큰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이전의 방식대로 했을 때는 실수가 잦았지만 바꾼 방법으로 하고 나서는 숙제를 올리지 않거나 자료 준비를 까먹는 횟수가 줄어들었다. 옆에서 누군가가 하나하나 알려줄 수 없다는 걸 인정하고 효율을 높일 방법을 스스로 연구해보자.


4.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


처음을 생각해보면 많이 미숙했다. 잘해야 한다는 욕심에 스스로에게도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상처를 줬고 업무적으로도 실수가 잦았다. 부족함을 인정하는 게 너무 힘들어서 완벽해지려 애쓰던 게 오히려 독이 됐던 것 같다. 처음이라 서툰 게 당연하다며 스스로에게 너그러웠더라면 다른 이들에게도 그럴 수 있지 않았을까. 나라도 "힘들지? 잘하고 있어."라며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줬더라면 말이다. 조금씩 더 나아지자는 마음으로 일에 임하면 된다는 걸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5. 딴짓을 해보자.


일하고 지쳐 돌아오면 씻고 누워서 텔레비전을 보거나 유튜브를 보곤 했다. 일만 하다가 하루를 보낼 수는 없다는 생각에. 이 시간은 잠깐의 재미는 보장했지만 삶의 만족도를 높여주진 않았다. 좋아하는 글쓰기를 하거나 그림을 배웠더라면 삶이 조금은 윤택해질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 제일 아쉬운 점 중의 하나다. 삶의 활력을 얻고 싶다면 본인만의 딴짓 리스트를 만들어보길. 예를 들어 그림을 그리거나 요리를 하거나 아니면 영상을 찍어도 된다. 돈을 벌기 위해서 그리고 미래를 위해서가 아니라 좋아서 계속하다 보면 결국 시발점이 되어 멋진 기회로 찾아올지 모르니까. 나중에라도 시작한 글쓰기와 그림이 나에게 브런치 작가, 아이디어스 작가, 성장 매거진 참여와 같은 새로운 기회를 가져다준 것처럼.


1분이 1시간처럼 느껴질 때도 있을 만큼 첫 사회생활은 긴장된 나날의 연속이다. 뭐 하나 제대로 해내지 못하는 자신이 바보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어떻게 하면 앞으로 잘해나갈 수 있을지 고민도 된다. 이 5가지 조언이 처음의 시간에서 아슬아슬하게 버티고 있는 당신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당신의 빛나는 처음을 응원한다.


artwork by 소담한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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