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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전토끼 Jun 17. 2024

중2병을 깜찍 발랄하게 그린 영화, 인사이드 아웃 2

그때는 왜 그렇게 오글거렸는지 이 영화를 보고 알았다 


<인사이드 아웃 2>가 6월 12일에 개봉한다는 소식에 듣고 한 달음에 극장으로 달려갔다.

그 전편인 <인사이드 아웃>이라는 영화도 매우 재밌게 봤고, 우리 뇌 속의 화학반응을 캐릭터로 의인화해서 재미와 감동을 끌어낼 수 있다는 '상상력'에 감탄했었다. 


30대 후반의 나이지만, 픽사나 드림웍스 아니면 디즈니에서 만드는 애니메이션들을 좋아한다. 

겉으로 보기에는 얘들이 보는 만화영화에 불과할 수도 있지만, 생각보다 인생의 진리가 유치해 보이는 만화영화 속에 숨겨져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현재 상영하는 영화라 스포는 조심스럽지만, 주인공인 라일리가 청소년이 되어서 겪는 과정들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청소년기의 내 모습 역시 뭔가 불만이 많고, 잘 삐지며, 화가 잘 나고, 때론 미친 듯이 즐겁다가, 어쩔 때는 세상이 무너진 듯 슬펐었다. 


질풍노도라는 이 시기를 심하게 겪은 것은 아니지만, 혼자만의 시간이 중요했고, 친구들과의 시간이 즐거웠었다.  당연히, 부모님과의 갈등은 디폴트(기본값)이니 화나면 문 쾅 닫기, 음악 크게 틀기 등등은 예삿일이었다.


부모님이 청소년기의 나를 봤다면 이런 느낌이었을까? 청소년기의 아이와 엄마와 감정을 잘 표현한 것이 재밌었다 ⓒ 디즈니




이 영화는 라일리가 청소년기로 성장하면서 나타나는 새로운 감정들(불안, 부러움, 당황, 따분)의 출현을 새로운 캐릭터로 승화해서 나타낸다. 캐릭터의 얼굴과 색을 적절하게 조화해서 얼굴만 봐도 무슨 감정인지 짐작이 될 정도다. 


새로운 캐릭터들을 간략하게 소개한다면 아래와 같다. 





청소년기의 감정 중에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감정이 '불안'이라고 생각한다.


질풍노도의 시기인 만큼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항상 엄습하고 있기 때문에 예민해질 수밖에 없다.


영화에서도 주인공인 라일리 역시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할 때 주로 이 감정이 올라온다. 







남들에게 인정받고 싶고

특히 친구들 사이에서 멋있고, 예쁘게 보이고 싶은 청소년기의 핵심 감정이라고 생각한다.


외모든, 성적이든, 다양한 재능이든

친구나 선생님들의 인정을 받는

친구들을 부러워하기도 동경하기도 하는 때이다.


그래서 이 시절,

아이돌 덕질도 해보는 것이 아닐까 싶다.






딱히 내가 좋아하는 것이 아니면

관심도 없고


유난히 냉소적인 때가 청소년기이기도 하다. 


좋은 조언을 해줘도 

"그래서 뭐 어쩌라는 거지?"라는 태도가

기본이라서 뭘 해도 재미없거나 짜증 나기도 한다.


특히, 부모님과의 대화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특징이다. 영화에서도 달라진 라일리의 모습에 부모님이 충격(?) 받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개인적으로 너무 귀여워서 영화 본 뒤에 최애 캐릭터가 되었다.

겉은 냉소적이고 틱틱거려도 

속은 여리고 섬세한 모습이 남아있는 시기가 바로, 청소년 시기이다.


그래서인지 과도한 칭찬에도 당황하고,

과도한 비난에도 당황한다. 


혹시, 자신의 행동이 '소위 쿨해 보이지 못해서 친구나 선생님들에게 비난받으면 어떡하나?' 하면서 전전긍긍대는 시기이기도 하다.


소위 '이불킥'(너무 창피해서 이불을 발로 찬다는 의미)을 이 시기에 자주 하는 것도, '당황'이라는 감정이 풍부하기 때문일 것이다.






현재 절찬리에 상영 중인 영화라 자세하게 줄거리를 설명할 수 없어서 아쉽긴 하지만, 라일리가 청소년으로 성장하면서의 감정이 어떻게 복잡해지는지 재밌게 그려낸 영화다. 그리고 이러한 감정의 변화는 어른이 되어가면서 '자아'를 형성하는데 어떻게 작용하는지 보여주는 영화다.


단언컨대, 이러한 과정을 생물학 시간이나 과학도서로 접했다면, 지루해서 접해볼 생각조차 안 했을 것이다. 하지만, 디즈니와 픽사의 상상력으로 개성 있는 캐릭터들을 창조해서 몰입감 있는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었다는 것 자체가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싸이월드 감성에 미쳐있었던 그 시절, 왜 그렇게 오글거렸는지 영화 <인사이드 아웃 2>를 보고 알게 되었다. 

우리 모두의 그때 그 시절, 흑역사를 깜찍 발랄하게 표현한 영화이다. 혼자서도, 혹은 그 누구와도 같이 봐도 유쾌한 영화이므로 올 여름 영화로 추천한다.





<영화 인사이드 아웃 2>의 한줄평


고통이 없는 성장은 없다





인사이드 아웃 1편의 주인공들이다. '기쁨, 슬픔, 까칠, 버럭, 소심'이며, 주인공인 라일리의 기본 감정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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