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방적인 배움이 아닌 상호 소통에 기반한 배움의 시대
'교학상장(敎學相長)'이라는 사자성어는 '서로 가르치고 배우면서 함께 성장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여태까지 한국에서 겪은 교육 환경에서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 용어인 것 같다. 학창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면 학교 혹은 학원 선생님 일방적인 권위를 가지고, 입시를 위한 교육을 학생들에게 시켰다. 성인이 된 이후에는 필요한 목적에 따라 대학 강의를 수강하거나 학원을 다녔지만, 학생 개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일단 등록을 하면 학원이나 강사들이 정해놓은 수업 방향 및 커리큘럼대로 수업이 진행되는 것은 변함이 없었다.
학생 시절이든, 성인이 되어서든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가르치는 사람들에게 '알아서 날 잘 가르쳐 주세요' 라면서 부탁하는 문화인 것은 사실이다. 이러한 문화가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지금 우리가 사는 시대는 가르치는 사람이 일방적으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지식을 전달만 하는 시대가 아니라는 것이다. 급변하는 사회 속에 배우는 사람이 능동적으로 자신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정확히 알고, 자신에게 맞는 강사(선생님)를 찾을 때 배우는 사람이나 가르치는 사람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것이다.
외국어 중의 영어를 예를 들어보면 우리나라의 경우, 개인별 수준 차이는 있을 수 있겠지만 영어를 배워보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공인 어학시험을 제외하고 개인별 다른 목적으로 외국어를 배운다고 했을 때, 사람마다 원하는 목적, 환경이 각기 다를 것이다. 결국, 상호 소통에 기반해서 강의를 한다면 배우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개인의 모든 조건을 세세하게 고려해서 만족스럽고, 가르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각기 다른 수강자들을 만나면서 강의에 대한 경험들을 확장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떠한 사회든 상호 소통이 우선이 되어야 성장이 가능하다는 것은 장미 대선을 이끌어 낸 우리의 경험에서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다가올 미래사회에서의 배움은 가르치는 사람이 일방적으로 가르치는 것이 아닌 배우는 사람과의 소통을 기반으로 해서 이루어져야 한다. 배우는 사람뿐만 아니라 가르치는 사람도 가르침의 과정에서 배우고자 하는 사람과의 상호 소통을 통해 자신의 부족한 면을 돌아보기도 하고, 역으로 배울 점들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변화가 빠른 지금과 같은 시대는 가르치는 사람과 배우는 사람이 딱히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그 위치가 바뀔 수도 있다. 사람마다 각기 가진 재능과 능력을 인정해주고, 그것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과 함께 나눌 수 있을 때 개인이나 사회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스라엘과 미국에서 시작된 재능마켓 플랫폼들이 우리나라에도 많이 생겨나고, 개인의 필요나 수요에 의해 개별적인 스터디 모임들이 많이 개설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러한 현상들을 보며 개인이 실질적으로 필요한 지식/능력을 배우면서 상호가 성장하는 교학상장의 시대가 왔음을 새삼 깨닫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