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성적인 사람이 영업관리자라면?

기는 엄청 빨리지만 불가능하진 않더라고요

by 안온

적당한 대학, 어중간한 스펙에서 취업의 가장 빠른 문은 영업관리라고 생각했다. 직무보다는 회사를 보고 이력서를 작성했기 때문이다. 대학교 전과하듯이 회사도 직무 전환을 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막연하게 생각했다.


영업관리자로서 내성적인 성격은 솔직히 힘들다.

출근하는 것조차 싫을 때가 많은데, 새로운 사람들과 만나야 하니 이중으로 기가 빨리기 때문이다. 실적을 위해 남한테 아쉬운 소리를 해야 하니 삼중고다. 여기에 저녁 술자리까지 겹친다??? 그 주 주말은 그냥 침대껌딱찌가 될 수밖에 없다. 이러니 퇴근 후 혹은 주말에 친구를 만나는 것조차 버겁다.


이런 나도 영업관리 직무를 한 지 11년째다. 직무에 나를 적당히 맞춰가는 것이겠지만 이 성격의 장점도 있다.


첫 째, 불필요한 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영업은 어찌 됐든 말발 센 (?) 사람이 유리하다. 그러다 보니 서로 말을 많이 하면서 실언이 생긴다. 말 자체가 적으니 나는 입만 산 사람 (!)이라는 평가에서는 제외될 수 있다. 조금 더 말과 행동의 일치를 보여줄 수 있달까.


둘째,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다.

판매직군에 있는 사람들이 고객응대가 끝나고 나면 더불친절할 때가 있다. 그리고 매니저를 감정 쓰레기통으로 생각하고 앙칼지게 하는 경우도 있다. 나 역시 처음에는 받아주면서 속으로 삭였다. 하지만 도를 넘었을 때는 강력하게 말하면서 똑같이 응대해 주었다. 결국 자기 실적을 위해 일하는 것이지, 나를 위해 일하는 것은 아니니까.


어쨌든 처음은 내성적인 성격이 업무에 불리한 건 분명하다.

밖으로 보여야만 하는 나와 원래의 내가 엄청나게 싸워야 하기 때문이다. 외향적인 사람들처럼 대담하고 적극적으로 관계 맺는 모습을 보이지 않더라도, 진중한 모습으로 다가갈 수 있는 건 장점이다.


일하는 방식의 차이는 있지만 그것이 나만의 독특한 리더십으로 승화될 수 있음을 실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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