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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망고케이크 May 04. 2020

결국, 우리는 다시 좁혀질 수 없는 걸까?

그 시절 함께했던 우리들

보통 11시에 자서  아침 6시에 눈을 뜬다.

글을 쓰는 지금은 새벽 한 시가 다 되어 는 시간이니 새벽 감성이라면 또 감성일 수밖에 없는 글이 될 것 같다.


내게는 소중했던 중학교 친구 5명이 있다.

각자 다른 고등학교에 진학했고 대학도 모두 다 다른 지역 그리고 전공도 서로 달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나름 가까운 지역으로 진학했기에 성인이 되어서도 일 년에 네 번 이상은 만났다.

그중 특히, 지역과 집이 거의 같은 우리 세명은 한 달에 두세 번씩 볼 정도로 각별했다. 서로의 남자 친구가 있을 때건 없을 때 건 우리는 붙어 다녔고, 나 역시 이들과 함께라면 결혼하지 않고 실버타운에 들어가서 살아도 행복할 것이라 자부했다. 각자의 남자 친구와  헤어졌을 때, 서로가 쌍욕을 해주고 대신 울어주고 아파했다. 그만큼 우리는 하나였다.


평생을 함께할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언제부터였을까.

우리의 관계가 삐걱거리기 시작한 때는.

처음 내가 선을 그었던 건 맞지.

왜 나의 남자 친구를 그렇게 평가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기에. 나는 마음의 상처를 입었지만 너는 나를 생각한다는 말로 치부해버렸지. 그때 나는 처음으로 우리의 가치관이 조금 달라졌다는 걸 느꼈어. 그리고 너 역시 내게 무언가를 숨긴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나는 묻지  않았어.

이후 비슷한 문제로 고민 상담을 하던 너를 보며, 너는 안되지만, 나는 그럴 수 있어라는 태도에 나는 무척 실망했어. 우리 사이의 간극은 조금 더 벌어진 느낌이었지.


하지만 예전처럼 다시 잠시 떨어져 있으면 괜찮아질 거라고 생각했어. 그만큼 우린 십 년을 함께한 친구였으니까.

내가 타 지역으로 발령 나면서 그 시간들이 다시 우리를 예전으로 되돌려줄 거라는 건 착각이었어.


분명 같이 밥을 먹고 예전처럼 수다를 떨고

함께 여행을 가고 크리스마스 파티를 하는데 왜 나는 점점 그 자리가 불편해질까?

대화에 끼지 못하고 떨어져 있고 싶고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맴도는 걸까.


단순히 우리가 직업이 달라서 나누는 이야기가 다를 것일 뿐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닌 것 같아.

분명 또 다른 친구들과 신나게 이야기했던 주제로 이야기를 해도 겉도는 것만 같아.

나는 왜 진심을 말하기 어려운 걸까?


각자가 살아가는 방식이 달라졌을까?

삶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관이 달라졌을까?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나와 너, 우리는 마음의 문을 닫고 있어.


한번 속 시원하게 말해보고도 싶지만 그러면 우리의 관계가 끝날까 봐. 이미 깨진 지 오래고, 풀로 붙여가면서 연명 중이지만 언제 깨져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그런 우리 사이,  

다시 돌아가려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는 걸까?

너도 나와 마음이 같을까?

아니면 나만, 이런 생각을 하는 걸까?



그 시절, 함께했던 소중한 기억으로 남겨야 하는 걸까?

나는 알아온 세월보다 더 오랫동안 함께하고 싶은데,

이제 우리 다시 웃기는 힘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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