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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망고케이크 Mar 14. 2021

어차피 내 마음입니다

힘들 땐, 힘들다고, 말해도 괜찮잖아요?

심리학과와 동대학원을 나온 작가
대형병원에 취업해 연수를 받고 전문직의 길을 걸어가고 있었으나 어느날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이 길이 맞을까?
이게 진짜 내가 원하는 삶일까?
모두가 인정하는 모범생이었지만 태어나서 처음으로 자신이 하고싶은 대로, 마음이 시키는 대로 작가는 살아보기로 했다.

이 책을 보면서 작가가 퇴사 그리고 결혼이라는 일련의 일들을 해내면서 느끼는 감정을 정말 솔직하게 기록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전문직이라는 타이틀을 버리면서 친구들과 다른 길을 걷게될 때 느끼는 소외감
친구들은 한참 앞서나가는것 같지만 나는 여전히 그자리에 머물러 있는 것 같을 때의 두려움
그 길은 아니야라고 뛰쳐나왔지만 이 길 역시 해답은 아닌 것 같다는 괴로움
아마도 학창시절 내내 무언가를 성취해왔고 그런 것들이 당연한 삶을 살아왔기에 느끼는 감정이지 않을까? 하는 아련한 공감이 느껴졌다. 인생은 속도가 아닌 방향인데 어느 순간부터 나는 속도에 집중하고 있지 않나? 하는 슬픈 의문도 들었다.

주변의 기대에 맞춰 잘 살아내려고 하니
내가 힘든점, 약한점을 쉽게 드러내는게 무서워졌다.
'너가 힘들면 난 오죽하겠어' 라는 말을 많이 들었던 나는 힘든 점을 말하지 않는 법을 알게 됐다. 이 또한 지나가겠지, 저 사람은 오죽하면 저럴까, 힘든 점을 굳이 다른 사람에게 말해서 위로받고 싶지 않다 라는 생각이 더 많이 들었달까?
나도 충분히 잘해가고 있다고 말해주는 사람이 너무 드물었다. 늘 내가 먼저하고 경험하고 있으니 내게 조언해줄 사람이 부족했다. 사람들은 내가 차갑고 이성적인 줄 알지만 나 역시 정말 깨지기 쉬운 약한 사람이다.

나도 힘들고 지칠 때가 있다.
똑같이 상처받고 똑같이 좌절한다.
'너마저 그러면 어떻게 해'라는 말은
'너만은 다르겠지'라고 많은 사람들이 내게 걸었던 기대일지 몰라도 '너만은 이런 걸로 좌절하지 않겠지'
라는 무언의 압박이었음을 나는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못하겠어' , '나도 힘들어' 라고 말하지 않았던 건
그때 함께했던 이들이 너무 좋아서이지 않을까?
그래도 나를 믿고 따라주는 사람들이 있어서 행복했으니까!
나라는 사람이 비우기보다는 꾸역꾸역 채워 넣는걸 좋아하니까! 내 부족한 부분이 드러날 때마다 부단히 메꾸고 또 메꾸며 살아왔으니까 말이다.



빠르게 성취하며 사는 삶은 그 삶대로,
고민하며 내 속도대로 사는 삶도
 그 삶대로 치뤄야할 몫이 있다.
나는 뒤척이는 밤들로 그 몫을 치루고 있다.
후회가 없다고 괴로움도 없는 건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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