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와 케이크, 두 가지 행복을 온전하게 느끼고 싶다.
오랫동안 모은 적금으로 까르띠에 시계를 샀다.
결제를 하는 순간, 문득 사회초년생 시절의 내가 떠올랐다. 20만원짜리 정장 사는 것에도 벌벌 떨었던 내가 30배 넘게 넘게 지출을 하고 있다니!
매일 아침 실적 면담으로 고통받았던 날들,
내가 복사하고, 전단지 돌리려 들어온걸까? 생각했던 날들,
눈치 보면서 업무 집중도 못하는 자책했던 날들이 스쳐지나갔다.
이 시계는 단순히 시간이 아니라, 내 시간을 품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시계를 보면 지난 내 10년이 녹아져 있는 것 같다. 그만큼 나 많이 성장했구나-하는 스스로에게 주는 뿌듯함도 있고.
오늘은 오랜만에 30분 조퇴를 했다.
처음으로 유명 카페의 머랭 케이크를 먹었다. 쫀득한 머랭에 딸기 한입 베어 물었을 뿐인데, 이상하게 울컥했다. 그러면서도 되게 기분이 좋았다.
그렇게 깨달았다.
행복은 강도가 아니라, 빈도라는 것을. 거창한 이벤트가 아니라, 이렇게 소소한 순간에 숨어 있다는 것을.
까르띠에 시계가 주는 만족감도 좋았지만,
낯선 케이크 한 조각이 주는 따뜻함이 더 오래 마음에 남았다.
행복은 먼 곳에 있지 않았다.
늘, 내가 내 시간을 존중할 때 찾아오는 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