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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담 Mar 17. 2022

내게 있어 사랑은, 이제 결혼까지 생각해야함을 알기에

서른 살의 연애

나는 서른 살이다.

내 삶의 중심이 사랑이라고 하기에는 조금씩

상대의 조건을 따지는 나이가 되버렸고,

그럼에도 마음 한켠에는 여전히 순수하게 사랑하고 싶은 마음이 공존한다.


내게 있어서 사랑은 안정감이다.

결혼은 사랑하는 누군가를 만나 손잡고 함께 살아가고 싶은 감정이다.

나는 비혼으로는 살지 못한다.

연애만 하는 것으로도 살지 못한다.

비슷한 삶의 테두리를 벗어나면 불안감을 느끼고 조급함을 느끼니까.

항상 남을 앞질러 살아왔기에 보통의 삶을 벗어나면 이 삶이 맞는건지 되묻는다.

어쩌면 나는 사회에 가장 순응하는 MZ세대가 되버렸는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그 사회가 나한테 보상해준 것들이 나쁘지 않았기 때문이다.


얼마 전부터 내게 연락하는 후배가 있었다.

처음에는, 애가 힘드니까 안쓰러운 마음이 컸다.

더이상 엇나가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은 마음이 컸다.

또 동생같은 느낌에 애정이 갔다.

늘 이곳이 최선이 아니라는 생각에 부단히 노력하는 모습도 멋있었다.

이렇게 있다가는 뜨거운 물 속 개구리처럼 생각하는 방법을 영영 잃어버릴 거라고 우리는 습관처럼 말했다.


그렇게 약 두달동안 연락을 했다.

생각할수록 자꾸 겉도는 이야기만 했을뿐인데,

나는 왜 착각했을까?

나에 대한 질문도 없는데, 나를 궁금해하지도 않는데, 왜 나는 그 애를 궁금해했을까?


모든 것이 명확해졌다.

감정소비를 할 필요도 없었지만,

하고 나니 더욱 뚜렷해졌다.

어떤 이는 일단 남자가 연락을 계속 하는 것은 관심이 있는 건 분명하다고 했다.

하지만 여자와 대화하는 것을 잘 알지 못해서 그런 대화방식을 택했을 수도 있다고 했다.

대화는 기본 센스다.

일단 대화를 시작했으면 그 대화가 이어질 수 있게 하는 것도 방법이지 않을까?

그와 나는 직장동료인만큼 조심스러운 것도 있지만 만약 진심이라면 더 솔직하게 다가왔어야 했다.

떠보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나한테 완전히 맞춰주는 것도 아니면 그 사이에서 나는 어떻게 반응해야할 지 정말 모르겠다.


이 글을 끝으로 나는 이제 감정을 접는다.

함께 일하는 동료로서만 생각하기로 한다. 자기말만 하는 그애와 연애는 하고 싶지도 않다.

자기 중심적인 아이에게 내 감정을 맞춰주고 또 소모했던 그 시간들이 아깝다.


나는 내가 원하는 이상형의 사람을 만날 것이다.

따뜻하고 자상하고 누구보다 나를 아껴주고 우리 둘만의 세상에만 신경쓸 수 있는,

나의 불안감을 평온함으로 잡아줄 수 있는,

내가 정말 온힘을 다바쳐 사랑할 수 있는 멋진 사람을 만날 것이다.

내 눈을 낮추기보다는 눈높이를 맞추는 사람을 만날 것이고 나또한 그에 걸맞는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세상에는 좋은 남자는 많고

내가 그를 / 그가 나를 온전히 사랑하는

그런 사랑과 결혼이 하고 싶다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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