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초년생에서 중년생에 이르기까지의 생각들
대학교 졸업 전에 일할 자리가 주어졌다.
진짜 가고 싶었던 회사는 아니었지만 대기업이었기에 입사를 결정했다.
24살, 유럽 교환학생을 마친 뒤 한국에 돌아온 지 반년만이었다. 세상 물정도 모르고 누가 사회생활을 알려주지도 않았다. 그렇게 버티고 버텼다. 다들 그렇게 사는 거라고, 남들보다 일찍 경험해서 내가 개척해나가야만 하는 길이라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그렇게 9년이 흘렀고, 올해로 나는 입사 9년 차가 됐다.
업무를 안다면 알고 모른다면 또 한참 모를 경력이다. 이제 는 엉덩이가 무거워져 이직을 하기에도 이 경력을 살려야 할지부터 의문이 든다. 그렇다면 나는 계속 이 회사에 이렇게 애매한 포지션으로 30년을 더 다녀야 하는 걸까?
회사가 싫어서라기보단 그냥 나라는 사람은 무엇을 좋아하고 잘하는 사람일까?라는 생각이 든다.
30대의 본격 진로 탐색 여행이랄까? 그 비슷한 것이다. 물론 여전히 소속은 회사에 두면서 이 안에서 내가 더 성장할 수 있는지? 혹은 그게 아니라면 소속을 떼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찾아보려 한다.
회사를 떠나고 싶다고 해서 모두가 다 떠날 순 없을 것이다. 내 앞으로 받은 자동차 할부금, 주택자금대출, 보험료 등등 숨만 쉬어도 빠져나가는 것이 산더미이기 때문이다. ‘당장의 이런 돈을 대신 내줄 회사를 구할 수 있을까? ’ ‘아 나의 포트폴리오는 물경력으로 채워지진 않았을까?’
무작정 그만두고 싶을 만큼 감정적인 사람도 아니지만 그만둔다고 해서 딱히 하고 싶은 게 있는 것도 아니니까. 욕심 많은 내가 당장의 이 생활을 박차고 나간다면 오히려 더 우울해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도 든다.
너무 빨리 안정감을 찾은 탓인지 무얼 해도 계산하는 버릇부터 생겼다. 내가 얻은 것에 대한 건 놓지 않은 채, 새로운 것을 더해가고만 싶달까.
그래서 그냥 일단 뭐라도 해보기로 한다
뭐, 안되면 회사 계속 다니지 뭐! 단, 내가 맡은 1인분의 몫 은 충분히 하면서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