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병행 수험생의 나날들
합격도 못한 노무사 준비에만 500만 원 쓰는 거, 결코 적은 돈이 아니란 말씀. 어쩌다 이렇게까지 돈을 쓰게 됐는지 미련은 없는지에 대해 써보려 한다.
합격의 법학원 프리패스반을 결제했다.
원래부터 나는 무언가를 배우는데 돈을 아끼는 스타일은 아니고, 궁금하면 일단 해보자-라는 스타일이다. 직장인의 좋은 점은 소비 여력이 되는 한, 다른 사람 눈치 안 보고 돈을 쓸 수 있는데 있으니까. 4과목에 해당하는 기본서도 풀세트로 사고 독서실까지 끊으니 150만 원이 흘쩍 넘었다.
퇴근하고 오면 8시 / 저녁 먹고 좀 쉬다 보면 9시 / 10시 독서실 안착 / 새벽 1시까지 공부 / 새벽 2시 취침이 반복됐다. 1차 시험까지 딱 6개월만 바짝 해보자라고 했는데, 잘 되지 않았다.
핑계라면 핑계일 수도 있겠지만 연말로 갈수록 쏟아져 나오는 회식 자리들이 너무 많았다. 영업인으로서 적당한 자리만 골라간다 해도 담당대리점별 술자리가 1번 이상이었다. 어쩔 땐 낮술을 마시기도 했고, 이런 날들이 이어질수록 공부 패턴 다잡기가 힘들어졌다.
결국 민법/ 노동법 강의만 다 듣고 17년 첫 시험장에 들어갔다. 경영학 전공이지만 다시 보는 경영학은 너무 낯설었다. 사회보험법은 말해서 무엇하나?
민법/ 노동법은 과락만 넘기는 수준이었다.
그렇게 첫 시험이 끝났다.
1차 시험까지 유효기간이 있던 프리패스 수강권은 속절없이 기간만료가 되버렸다.
난 아직 2 과목 손도 못 댔는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