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쪽 엉덩이에 뾰루지가 났다. 새로운 것은 아니고 20년이 된 고질병이다. 피곤하고 술 마시면 나타난다.
뾰루지가 생긴 지 오래되었지만 병원에는 한 번도 가보지 않았다. 크게 아프지 않았고 며칠 쉬면 없어졌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일주일 넘게 낫지를 않고 통증도 좀 있어서 동네 병원에 갔다. 의사는 아플 거라 말하고는 뾰족한 꼬챙이로 살을 찌르고 고름을 짜냈다. 의사 말대로 굉장히 아팠다. 눈물이 찔끔 나올 정도였지만 왠지 시원했다.
짜릿한 치료를 받고 약국에 들러 연고 하나를 받아 왔다. 연고를 상처에 바르니 신기하리만큼 효과가 좋았다. 쌀알만큼 발랐는데도 며칠 지나지 않아 상처가 아물었다.
"약보(藥補)보다 식보(食補)"라는 옛말이 있다. 음식에도 약성이 있어 평소 건강할 때 다양한 음식을 충분히 섭취하면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는 건강할 때 예방을 위한 말이다.
이미 병이 났다면 음식에 들어 있는 미량의 성분으로는 부족하고 약으로 치료를 해야 한다. 연고는 약성이 집약된 결정체인 셈이다. 어떤 성과를 위해서라면 연고처럼 집약된 노력이 필요하다.
평소 책을 읽고 글을 쓴다. 조금씩 아주 조금씩이다. 작가가 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양이다. 작가가 되기 위해서는 짧은 기간 집중하여 엄청난 압력을 견디며 작품을 완성해야 한다.
모든 사람이 등단을 하고 전문 작가가 될 수는 없다. 꼭 그럴 필요도 없다. 로마의 황제이자 철학자였던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말했다. "매일 작은 기쁨을 발견할 때, 인생은 더욱 풍요로워진다."
매일 조금씩 글을 씀은 일상의 작은 기쁨을 발견하는 일이다. 그것으로 족하다.(17.2.13, 26.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