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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항상샬롬 Aug 08. 2020

EBS 일산사옥 라디오 녹음실에 다녀오다

'나도 작가다' 2차 공모전 당선 후기 2

  어제 EBS 일산 사옥 라디오 녹음실에 다녀왔다. 나도 작가다 2차 공모전에 당선되어 내 글을 읽어 녹음하러 가는 것이었다. 하, 아직도 안 믿기는 공모전 당선 소식. 정말 요 며칠은 내 생애 잊지 못할 엄청 큰 이벤트 같은 날들이다.


  새벽 5시에 일어나 남편도 씻고 나도 준비하고 있는데 자고 있던 열 살, 네 살 남매도 벌떡  일어난다.

전날 방송국 가자고 하도 얘기해서 그런가 보다. 흐흐. 온 식구 든든히 새벽밥을 먹고 방송국으로 출발. 남편도 휴가고 애들도 방학기간이라 온 가족이 나들이 삼아 다녀오기로 했다.


 6시에 안성 집에서 출발. 헉 비가 억수같이 온다. 무서운 빗길을 뚫고 한 시간 반을 달려 드디어 EBS 일산 방송국에 도착하니 펭수가 우릴 반겨준다.



  9시 반까지 도착해야 했는데 우리는 40분이나 일찍 와서 방송국 건물 밖과 1층 로비를 신나게 구경했다.


  언제 또 이런 경험을 할까 싶어 사진도 많이 찍었다. 그러다 보니 1층 로비에 계시던 경비요원분이 오셔서 질문을 한다. 어떻게 오셨냐, 모두 가족이냐 등등. 괜히 쫄아드는데 다시 맘을 잡고 당당하게 나도 작가다 녹음하러 왔다고 했다. 오, 나름 멋있었어. 흐흐.


  시간이 되어 나는 밀크 피디님을 만나기 위해 로비 데스크로 향했다. 체온을 재고 인적사항을 적고 밀크 피디님께 연락해 피디님의 이름도 적으니 방문증을 준다. 엄청 철저하게 하는구나. 역시 방송국이야. 뭐든 다 멋있 보인다. 쿨럭.



  밀크 피디님이 알려주신 대로 6층에 가려고 엘리베이터를 탔다. 하. 난 분명 숫자 버튼을 눌렀는데 잘못 눌렀나 보다. 위로 올라갔다 1층으로 내려갔다 다시 6층으로. 나 왜 이렇게 촌스러워졌지. 흐흐.


  겨우겨우 6층에 도착해 들어가니 우어, 긴 복도가 나오고 양쪽으로 녹음실들이 많다. 방송국 건물이 정말 엄청 크고 넓고 좋다는 걸 새삼 느꼈다.


  오라고 하신 녹음실로 가보니 밀크 피디님이 반갑게 반겨주신다. 우유빛깔처럼 피부가 하얗고 이쁘셔서 밀크 피디님 이신가 보다.    


  인사를 하고 설명을 듣고 모니터 화면에 내 인적사항을 다시 적고 드디어 진짜 녹음하는 방으로 들어갔다. 와우. 인터넷으로 봤던 보이는 라디오 속 그런 풍경이다. 커다란 책상에 엄청 좋아 보이고 멋져 보이는 마이크와 의자가 있다.


  본격적으로 긴장되기 시작. 입도 풀어보고 가져간 차도 먹어보고 하니 밀크 피디님이 너무 긴장하지 말고 일단은 연습한다 생각하고 글을 읽어보라 하신다. 그리고 문을 닫고 밖으로 나가신다. 헉. 그 넓은 방에 혼자 있으니 더 떨린다. 유리 사이로 작가님의 큐사인이 떨어지고 나는 핸드폰을 들고 내 글을 읽기 시작했다.


  책상 위 마이크가 엄청 예민하고 음질이 좋아서 숨소리며 종이 소리가 다 들어간단다. 그래서 종이원고없이 핸드폰으로 내 글을 보고 읽었다.


  전날 집에서 그렇게 연습했는데 읽다 보니 발음이 꼬이고 부정확하게 읽고 난리부르스다. 그리고 내 글은 왜 이리 긴 것인지 읽어도 읽어도 끝이 안 난다. 특히나 긴장으로 인해 너무 빨리 읽으니 자꾸 더 틀린다. 게다가 목소리도 중간중간 갈라진다. 하 총체적 난관. 작가님이 녹음하신 내 목소리를 들려주시는데 으악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은 심정. 엄청 빠르고 무슨 말인지도 못 알아듣겠다.


  녹음 방에서 나와 작가님의 특훈을 받고 다시 녹음. 천천히 또박또박 그리고 끊어 읽고 숨쉬기를 계속 생각하며 읽었다. 그랬더니 밀크 피디님이 오케이 하신다.  집에서 읽을 때 10분 걸린 시간이 피디님이 하라는 대로 읽으니 20여분이 넘게 걸린다. 녹음한 것이 내 맘에 들지는 않지만 한 번 더 녹음하자 하면 피디님도 힘드실 거 같고 다시 해봤자 그게 그거일 테고 1층에서 난리 치고 있을 아이들 걱정에 미련을 버렸다.


  피디님이 기념이라며 사진도 찍어주시고 그중 한장은 팟빵 재생목록 사진에 올리신단다. 헉. 마스크 쓰고 찍을걸. 흐흐.


  이렇게 파란만장한 녹음을 끝마쳤다. 내 생애 방송국 안에도 가보고 라디오 녹음까지 해볼 줄이야. 사람일은 정말 한 치 앞도 모르는 인생이다.


  (녹음하러 가실 작가님들 아주 천천히 또박또박 읽기 연습 많이들 하고 가시길요. 집에서 읽으실 때보다 5배 이상은 천천히 읽으셔야 하더군요. 따스한 차도 가져가시고요. 저보다 다들 잘하실 거세요.)


  밀크 피디님이 찍어주신 내 모습 나름 설정 사진 중 하나


나도 작가다 공모전 당선 후기 1

https://brunch.co.kr/@sodotel/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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