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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항상샬롬 Jun 29. 2021

내 이마에는 상처가 있다.

이런저런 이야기 111

  내 이마 위쪽 정중앙에는 1센티 정도 세로로 된 흉터가 있다. 6,7  무렵 때 생긴 흉터인데 오빠와 놀다가 생긴 것이었다.


  그날도 오빠와 공놀이를 하며 신나게 다. 오빠는 공을 던지고 나는 거의 공을 주워오는 식의 놀이였다.


  오빠가 공을 또 던졌는데 공이 대형 트럭 아래로 굴러 들어갔다. 나는 공을 주우려고 허리를 숙여 차 밑으로 팔을 뻗으려는데 갑자기 쾅하는 소리와 함께 이마 쪽이 번쩍하더니 내 몸이 뒤쪽으로 부웅 날아갔다.


  하필 숙였던 곳이 트럭 운전석 문쪽이었는데 트럭 안에 있던 기사님이 문을 열고 나올 때 내가 작아서 보질 못하셨다. 그리고 하필 그때 나는 숙여 공을 주우려던 것이었다.


  잠깐 정신을 잃은 것 같은데 눈을 떠보니 나는 아빠 등에 업혀 병원으로 실려가고 있었고 엄마 뒤에서 울면서 나와 아빠를 쫓아오고 있었다.


  나중에 들은 얘기로는 이마가 심하게 찢어져 피가 철철 났고 응급실에 가서 열방 이상을 꿰매었다고 한다.


  지금 그 상처는 멀리서는 잘 보이지 않지만 내 근처 주변에 사람들이 가까이 다가게 될 때면 이 상처를 발견해서 왜 생겼냐고 묻곤 다.


  그럴 때면 참 난감한 게 교통사고로 당한 상처라면 마치 영웅담처럼 멋지게 얘기하겠지만 가만히 서있는 트럭 문이 열리면서 생긴 상처라 좀 창피하고 부끄럽기도 하다. 아무튼 그 얘기를 들려주면 다들 하나같이 웃는다.


  그때 서있던 트럭 차문에 이마를 부딪히지 않았다면 아마 나는 지금보다 더 똑똑하게 자라지 않았을까 싶다. 흐흐. 그리고 앞머리도 자신 있게 올리고 다니지 않았을까.

  

  아, 나는 원래 이마가 넓었지. 쿨럭.



날 닮아 이마가 훤한 딸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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