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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항상샬롬 Aug 20. 2020

밤중에 화장실 가다 귀신보다?

이런저런 이야기 24

  몇 주 전 아이들이 하도 심심해 하기에 집 근처 작은 놀이공원에 다녀온 적이 있다. 그때 둘째가 그곳에서 파는 풍선을 보고 사달라고 하면서 생각난 사건이 있었다.


  첫째 딸아이가 4,5살 때 즈음 용인에 살았는데 살던 집이 에버랜드 근처라서 연간회원을 끊어 첫째 딸과 자주 에버랜드에 가서 놀고 오곤 했다.


  그날도 에버랜드에 잘 놀고 퇴장하려는데 딸아이가 풍선 파는 곳을 지나치려다 크롱 풍선을 보더니 사달라고 했다. 한창 뽀로로 만화를 좋아하던 시기였고 처음으로 풍선을 사달라고 한터라 흔쾌히 사주었다.


  에버랜드에서 재미있게 잘 놀고 집에 온 딸아이는 크롱 풍선도 잘 갖고 놀다가 그날 저녁 일찍 잠이 들었고 나도 피곤했는지 다른 때보다 더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그날 밤, 자다가 소변을 보러 안방에서 화장실로 가려는데 뭔가 '스윽' 하는 소리가 났다. 에이 잘 못 들었겠지 라며 화장실에 가서 소변을 보고 다시 안방으로 가려고 하는데 또 '스윽'하는 소리가 아까보다 더 크게나더니 이번에는 뭔가가 내 쪽으로 아주 천천히 다가오는 것이다. 갑자기 소름이 돋고 너무 무서워서 후다닥 거실 쪽 불을 확 켰다.


  크롱 헬륨 풍선이 날보고 환하게 웃고 있었다. 쩝. 왜 이리 무서울 정도로 환하게 웃고 있는 거냐. 암튼 진짜 귀신인 줄 알고 식겁했는데 긴장이 확 풀리면서 웃음이 났다.


  그 당시 용인 집이 작아 이동반경이 좁은 이유도 있었지만 분명 거실 쪽에 있던 풍선이 창문으로 들어오는 바람에 의해 현관 쪽으로 왔고 내가 현관 앞을 지나쳐 화장실을 갈 때마다 헬륨 풍선이 스윽하며 움직였다가 신발장 현관에 부딪혀 반동으로 내쪽으로 서서히 온 것이었다.


  귀신을 안 믿고 본 적도 없지만 그날만큼은 진짜 등 쪽이 서늘할 정도로 무서웠던 기억이 난다. 그 이후 다시는 헬륨 풍선은 절대로 사주지 않았다는.  쿨럭.


엄청 크고 무서웠던 크롱 헬륨 풍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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