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남편이랑 소파를 보러 가구점에 다녀왔다. 우리 집 소파가 또 운명했기 때문이다. 3년 전 백만 원 정도에 산 가죽소파인데. 쿨럭.
네 살짜리 둘째 아들 녀석이 소파 앉는 곳과 소파 헤드 위쪽에서 하두 뛰고 놀고 하다 보니 소파 몸체는 가라앉았고 가죽은 다 일어나서 소파에 앉았다 일어나기만 하면 옷이며 몸에 김가루 같은 가죽 조각들이 막 묻는다. 하. 벌써 몇 번째 소파이던가. 불쌍한 소파들. 우리 집만 오면 수명이 얼마 안 되는구나. 미안하다 소파들아.
첫째 딸이 서너 살 때도 둘째처럼 하두 뛰고 놀고 해서 소파를 한번 바꾸었고 잘 쓰다가 중간에 상태가 좋은 중고 소파를 얻어서 바꾸었다.결혼 15년 동안 이번이 네 번째 소파인 듯하다.
지금 또 바꾸어도 둘째 아들이 난리 치며 놀면 또 소파가 오래 못 갈 텐데 어찌해야 하나. 지금 바꿀까, 좀 더 있다가 바꿀까. 다른 건 다 참아도 되긴 하는데 가죽 조각들이 온몸에 묻는 건 못 참겠고. 남편과 고민 고민을 며칠째 했다.
그러다 번쩍 든 생각. 소파 커버를 씌우자. 서로 기가 막힌 아이디어라고 엄청 좋아했다. 흐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