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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항상샬롬 Oct 02. 2020

짱구눈썹을 보고 엉엉 울던 딸

이런저런 이야기 43

<눈썹 이야기 2탄>



눈썹 이야기 1탄

https://brunch.co.kr/@sodotel/183



  나는 눈썹숱이 거의 없고 흐리다. 그래서 지금은 2,3년마다 반영구 눈썹 화장을 하지만 예전에는 눈썹 펜으로 직접 덧칠을 하고 다다. 그러다가 결혼하고 딸아이가 4,5살 때 쯔음 타투 눈썹 펜이 새로 나왔다.


  일반 눈썹 펜은 굵고 진한 미술 연필의 심처럼 쉽게 잘 지워지는데 타투 눈썹 펜은 물이 닿아도 최대 일주일까지 지워지지 않으며 점점 자연스러운 눈썹 색이 된다는 것이었다. 와, 이런 것이 있다니 너무나 감탄

하고 만드신 분께도 감사하며 바로 두 개를 구매했다.


  구매한 날 저녁에 식사를 마치고 딸아이를 재우기 전 나는 화장실에 가서 타투 눈썹 펜의 설명서를 정독하고 내 눈썹 위에 타투 눈썹 펜으로 색칠을 했다. 바로 확인사살까지 해보려고 손끝에 물을 묻혀 비벼보니 안 지워

진다. 우어 완전 신세계다. 완전 감탄, 감격 하며 기분 좋게 화장실을 나왔다.


  그러자 남편이 날 보더니 흠칫 놀란다. 밤에 이런 것 좀 하지 말라면서 하다 하다 짱구눈

까지 보여주냐며 어이없어한다. 그리고 옆에 있던 딸아이도 날 보자마자 "엄마, 눈썹이 이상해." 란다.


  나는 엄마 눈썹 숱이 없어서 진해지려고 색칠한 것이고 점점 흐려질 거라고 설명을 해주었다. 그랬더니

"엄마가 아닌 것 같아. 빨리 지워. 이건 엄마가 아니야."


  나는 지금 지울 수가 없다고 설명을 했고 이제 잠을 잘 시간이니 안방으로 들어가서 빨리 자자고 딸아이에게 말했다.


  그랬더니 "아니야. 엄마 눈썹 지워. 엄마, 아니야. 무서워."라며 갑자기 엉엉 우는 것이다. 아무리 달래고 설명해도 계속 울면서 눈썹을 빨리 지우라는 딸아이.


  나는 딸에게 지워도 안 지워진다는 걸 보여주려고 딸과 함께 다시 화장실로 가서 물티슈로 눈썹을 문질렀다. 그랬더니 슬슬 지워지는 눈썹.


  뭐냐. 물에도 안 지워지고 일주일까지도 간다더니. 계속 문질러 닦다 보니 많이 흐려졌다.


  내 원래 눈썹보다는 진하지만 처음 했던 짱구눈썹보다 많이 흐려졌다. 그제야 딸아이가 눈물을 그치고 나와 함께 잠자리에 누웠다. 딸아이는 잠이 들기 전까지 내 눈썹을 만지작거렸다. 그리고 하는 말.

"엄마, 눈썹 또 색칠하지 마. 무서우니깐. 그리고 엄마 눈썹 이뻐."


  그래. 딸이 싫다는데, 그리고 이쁘다는데 이런 거 하지 말자.  이후 타투 눈썹 펜을 다시는 하지 않았고 그 대신 반영구 눈썹 화장을 했다는 사실.

 


타투 눈썹 펜으로 하면

첫날은 진짜 이런 식으로 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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