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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항상샬롬 Nov 02. 2020

저는 인구주택 총조사 조사원입니다

이런저런 이야기 52

<인구주택 총조사 조사원 이야기1>


  지인분의 소개로 동네 친구와 인구주택 총조사 조사원에 응시 후 합격해서 어제부터 친구와 조사원 알바를 시작했다.


  인구주택 총조사는 5년마다 시행하는데 내가 맡은 일은 전수조사가 아닌 표본조사 즉 전체 가구의 20프로만 대표로 선정된 가구를 20일 동안 조사 일이었다.


  인구주택 총조사의 결과는 국가정책의 수립 및 평가, 각종 표본 조사의 모집단, 학술연구 및 민간 부문의 경영에 중요한 기초 자료로 활용된다 한다. 조사 내용은 통계법에 의해 엄격히 보호된다고 하니 안심하고 참여하면 된다.


  조사는 인터넷, 스마트폰, 콜센터 세 가지 방법으로 각 가구에서 직접 참여할 수가 있는데 나는 참여하지 않은 가구들을 방문하여 조사에 응하도록 유도를 하거나 현장에서 질의응답 후 조사 내용을 태블릿에 입력하면 된다.


  5년 전까지는 종이 조사지였으나 올해부터는 태블릿으로 바뀌었고 종이 조사지가 필요하신 분들에게는 드려서 조사 내용을 작성해주시면 다시 수거하여 내가 입력하면 된다.


  어제가 조사 첫날이었는데 나는 아파트 세 곳과 일반주택을 친구는 오피스텔을 배정받았다. 첫날이기도 하고 겁도 나고 혹시 모를 비상사태를  대비해 둘이 같이 조사를 다녔다. 그나마 태블릿에 실시간으로 나의 위치추적이 되고 긴급호출 버튼이 있고 비상시 알림 소리가 삑삑 크게 나는 목걸이도 받아 조금 안심이 되었다.


  먼저 내구 역 아파트 한동을 조사했는데 조사대상은 50여 가구였다. 긴장을 하며 첫 번째 집에 초인종을 누르고 속으로 인사 준비를 계속 중얼거렸다. '안녕하세요 oo시 인구주택 총조사 조사원 아무개입니다.' 


  그런데 부재중이다. 다음 집도 다다음 집도 부재중. 계속 몇 집이 부재중이었다. 그러다 갑자기 현관문이 벌컥 열린다. 나는 또 부재중 집이겠지 하며 인사 준비도 안 하고 친구와 수다를 떨다가 "헉. 안녕하세요. 아무개입니다."라고 그냥 말해버렸다.


  한번 버벅대니 계속 실수가 나왔다.

"나라 정책에 활용됩니다."를 "나라 영업에 쓰입니다."라고 하고 "조사구에 선정되셨

습니다."를 "조사구에 찍히셨습니다."라고 했다. 쿨럭.


  점점 하다 보니 요령이 조금 생겨 덜 버벅거렸고 어르신들은 들어와서 차 한잔 하면서 하자는 분들, 간식거리를 주시려는 분들, 수고 많다고 인사해 주시는 분들도 계셨다.


  그래도 첫날에 다행히 좋게 응해주시는 분들이 대부분이라 참 감사했지만 부재중이신 분들이 많아 계속 방문을 해야 한다.


  아무쪼록 다른 조사원분들도 모두 안전하게 불미스러운 일 없이 잘 마치셨으면 좋겠고 혹시 아직 조사에 응하지 않으신 분들은 빠른 시일 안에 꼭 참여해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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