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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항상샬롬 Mar 14. 2021

나랑 결혼하기 싫어?

15년 차 동갑내기 부부의 결혼생활 이야기 30

  남편과 나는 28살 때 친구의 친구로 알게 된 사이였다. 그렇게 친구로 2년, 연인으로 1년이란 시간을 지내고 둘이서 언젠가는 결혼을 하기로 생각을 했는데 양가 부모님들은 서른이 넘기 전에 서둘러서 빨리 결혼을 시키고 싶어 하셨다.


  하지만 나는 남편과 연애하던 그때 그 순간이 너무 좋았다. 그래서 연애하는 시간을  더 갖고 나서 결혼을 하고 싶었다. 남편이 포함된 동갑친구들과 보내는 시간들이 정말 즐겁고 재미있었기 때문이었다.


  시간이 맞는 친구들끼리 여행도 가고, 도서관에서 공부도 하고, 매달 생일파티도 하고 맛난 것도 자주 먹으러 다니고 영화도 보러 다니는 등의 활동들을 다양하게 했다.


  남편이 우리 집에 인사를 드리러 오고 나서 급속도로 양가 부모님들의 상견례가 잡힌 며칠 전 남편이 하는 말.

"나는 빨리 결혼하고 싶은데, 너는 나랑 결혼하기 싫어?"

"아니, 결혼하고 싶지. 근데 나는 지금 현재가 너무 좋아서 자기랑 좀 더 연애를 하고 나서 결혼하려고 했지."라고 대답했다.


  남편과 둘이서 보내는 시간도 좋았고 친구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들도 너무 좋아서 나는 남편과 조금만 더 연애를 하다가 결혼을 하고 싶었다. 결혼을 하게 되면 아무래도 결혼하기 전보다는 덜 자유로울 테니 말이다.


  하지만 상견례를 끝내자마자 양가 부모님들은 정말 초스피드로 결혼 준비를 서두르셨고 우리는 우리의 뜻과는 무관하게 6개월 후 서른 살의 나이로 10월에 결혼식을 했다. 나는 그다음 해쯤에 결혼식을 올리고 싶었는데 그렇게 빨리 결혼식을 하게 될 줄은 정말 몰랐다.


  지금 생각해도 나는 연애를 더 오래 하지 못한 게 너무나 아쉽다. 정말 재미있고 신났었는데 말이다. 더 많이 놀고 또 놀았어야 했는데. 쩝.


  결혼과 동시에 그때 그 친구들과의 약속이나 만남 등은 점점 힘들어졌고 각자 살기 바쁘다 보니 연락도 뜸해지고 소식도 끊긴 친구들이 거의 대부분이다. 특히나 남자 선후배나 남자 동갑들과의 연락은 더더욱 끊어지더라.


  다시 옛날로 딱 한 번만 돌아갈 수 있다면 남편과 친구사이였던 그때로 다시 돌아가고 싶다. 그리고 야무지게 미친 듯이 열심히 잘 놀고 싶다.



남편과 자주 데이트를 했던 에버랜드

https://brunch.co.kr/@sodotel/2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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