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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항상샬롬 Mar 15. 2021

엄마는 왜 얼굴에 배꼽이 있어?

시시콜콜 육아이야기 32

  작년 겨울 어느 날, 화장대에서 드라이기로 머리를 말리고 있는 나에게 4살이던 둘째 아들이 내 얼굴을 빤히 쳐다보 묻는 말.

"엄마는 왜 얼굴에도 배꼽이 있어?"


  으잉? 이게 또 무슨 말인가 했더니 내 왼쪽 뺨에 있는 보조개를 보고 하는 말이었다. 그러면서 신기한지 내 보조개를 계속 누르고 또 누르고 하는 아들. 그래서 말해 주었다.

"이건 배꼽이 아니고 보조개라는 거야."

"조개? 이게 조개야?"

"아니, 보조개."

"엄마는 왜 보조개 있어?"

"....."


  어디선가 읽은 기억이 나는데 볼 쪽에 세포가 죽어서 움푹 들어간 곳이 보조개란다. 이 설명을 하기에는 둘째가 알아듣지 못할 거 같고 아무튼 왜 엄마 얼굴에 있냐는 말에 턱 막히는 대답.


  그러게, 아들아. 보조개가 엄마 얼굴에 왜 있을까? 연예인들은 보조개가 있으면 너무 귀엽고 사랑스럽던데 말이다. 엄마의 보조개는 '씨익' 하고 가로로 입을 길게 웃어야 그나마 진하게 보이는 이 보조개가 왜 있는지 모르겠다.


  아하. 조금 전의 문장을 쓰면서 둘째에게 보조개가 왜 있는지에 대해 설명할 거리가 생겼다. '엄마가 많이 웃으라고, 많이 웃고 크게 웃어야 보조개가 잘 보이니까 있는 거야.'라고 내일 다시 말해줘야겠다.


  둘째 아들 덕분에 필요 없고 쓸모없다고 생각했던 내 보조개의 존재 의미를 알게 되어 너무 기쁜 밤이다. 많이 크게 자주 웃어야지.



https://brunch.co.kr/@sodotel/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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