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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항상샬롬 Mar 10. 2021

우유 좀 그만 먹어

시시콜콜 육아 이야기 23

  5살 둘째 아들은 우유 중독자다. 작년 4살 때까지만 해도 하루에 200미리 우유를 5개 이상씩 먹었다. 고로 하루에 천미리 이상의 우유를 먹 셈이다.


  시계를 보는 법도 모르는 둘째는 희한하게도 4시간마다 우유를 달라고 한다. 쩝. 우유도 잘 먹고 밥도 잘 먹고 간식도 잘 먹어서 다행이다만 소아과 의사 선생님은 우유를 너무 많이 먹어도 안 좋다고 하셨다.


  그나마 작년까지는 어린이집, 또 저번 주부터 유치원에 등원을 하면 집에서처럼 우유를 많이 먹지 않게 되니 다행이긴 하 그래도 여전히 많이 먹는 편이다.


  첫째 딸아이도 3,4살 때까지 그렇게 우유를 잘 먹고 좋아했는데 둘째도 어쩜 그리 똑같은지. 11살 된 첫째 딸아이는 초등학생이 되고부터 우유를 별로 좋아하지 않게 되어 아주 가끔씩 먹곤 한다.


  그런데 가만 보니 이것도 유전인가 보다. 남편도 중고등학교 때부터 우유를 잘 먹더니 지금도 우유를 좋아해서 잘 먹히는 날은 하루에 천미리 우유 하나를 다 먹는다.


  나도 어릴 적에 엄마가 다른 건 다 끊어도 우유배달은 끊지 않고 오빠와 나에게 우유를 열심히 먹이신 기억이 난다. 아침마다 문 앞에 배달된 우유를 엄마는 매일 주시곤 했다. 특히나 겨울이 되면 문 앞에 놓여 있는 우유가 별미 중에 별미였다.


  그 당시 투명한 유리병에 담긴 서울우유는 살얼음이 살살 맺힌 채 배달되어 있었는데 그 맛이 얼마나 기가 막히던지. 지금도 그 우유맛을 잊을 수가 없다. 하지만 요즘 먹는 우유는 그 맛이 잘 나질 않는다.


  아무튼 우리 둘째는 주말만 되면 나한테 혼이 난다. 4시간이 안되었는데 우유 먹어도 되냐고 묻고 또 묻는 둘째. 줄 때까지 물어본다. 그러면 나는 빽 소리를 지른다.

 "안돼, 우유 좀 그만 먹어!"


  그러고 나면 둘째는 조용히 아빠한테 가서 다시 물어본단다. 우유 먹어도 되냐고 말이다. 흐흐. 정말 못 말리는 우유중독 아들이다.


"아들아, 우유는 꼭 줄 테니 제발 적어도 4시간 간격은 지키자꾸나. 이 어미의 소원이다."


  참 신기한건 남편도 나도 키가 큰 편이라 두 아이 모두 또래보다 키가 크다. 역시 우유의 힘인가?



김치냉장고 앞에 항상 쌓여 있는 멸균우유들ㅡ15일도 못 가서 다 없어진다는

https://brunch.co.kr/@sodotel/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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