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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항상샬롬 Mar 05. 2021

남편의 술버릇

15년 차 동갑내기 부부의 결혼생활 이야기 29

  남편은 술이 그리 센 편은 아니다. 20대 초반에는 술을 엄청 잘 먹었다며 나름 과시하며 얘기를 하는데 28살에 만난 남편은 그냥 소주 한 병이면 취하는 이다.


  술을 즐겨 먹는 편은 아니라서 친구들과 한잔씩 하다 보면 가끔씩 조금 취한 적이 있 특히나 회사 회식으로 거나하게 취한 남편은 연애할 때 나에게 전화를 걸면서 집에 가곤 했다.


  그리고 집 앞에 다 와서 그때 당시 1층 집 아파트 현관 가까이에 있는 벤치의자에 앉아 나와 수다를 떨다가 결국에는 누워버린 채 꼭 잠이 들었다. 그렇다. 남편의 술버릇은 취하면 잠이 드는 것이었다.


  그럴 때면 나는 걱정이 돼서 남편이 전화를 받을 때까지 계속 전화를 걸었고 50번에서 60번 정도 신호가 가고 나서 겨우 전화를 받는 남편을 깨워 집에 들어가라고 얘기하곤 했다.


  결혼 후에는 한 달에 한번 있는 회식으로 엄청 취한 남편은 대리를 불러 주차장에 차를 두게 한 후 이번에는 차 안에서 잠이 들었다.


  그러면 나는 전화를 받지 않는 남편이 또 걱정이 돼서 남편이 집에 올 때쯤 주차장으로 남편의 차를 찾으러 여기저기 헤매고 다녔다. 특히나 여름에는 차 안에서 질식할까 봐, 또 겨울에는 차 안에서 추워 감기 들까 봐서 열심히 전화를 걸고 또 걸곤 했다.


  다행히 몇 년 전부터 남편은 이 버릇을 고쳤다. 그래도 다행인 건 한 달에 한두 번 정도만 심하게 취한 날이 있었다는 것이다. 아마 취한 횟수도 많고 고치지 못했다면 내가 엄청 스트레스를 받고 힘들었을 것 같다.


  그렇게 취한 남편은 신기하기도 워낙 평소에 깔끔해서 그런지 집에 들어오자마자 무조건 샤워를 꼭 하고 난 후 바로 잠이 든다는 것. 샤워를 하다가 욕조나 변기에서 잠이 든 적도 있지만. 쩝.


  그래도 더 심하고 안 좋은 술버릇보다는 나은 편이니 고맙고 감사해야겠지.



  날치알 오이말이 그리고 와인 한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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