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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항상샬롬 Apr 03. 2021

유치원에서 잘 놀던 아들이 갑자기 울던 이유

시시콜콜 육아 이야기 26

  어제 자격증 학원 수업을 마치고 5살 둘째 아들을 데리러 유치원으로 갔다. 둘째가 다니는 유치원은 집에서 5분 거리에 있다. 아파트 후문으로 나가자마자 길을 건너면 바로 유치원이다.


  유치원 문을 열자마자 선생님이 나를 보고 하시는 말씀.

"복근이가 오늘 낮에 유치원 마당에서 신나게 잘 놀다가 갑자기 엉엉 울더라고요. 놀라서 왜 그러냐고 물어보니 유치원 마당 철창 밖으로 누나들이 보였대요."


  선생님의 말씀을 듣자마자 나는 웃음이 빵 터졌다. 무슨 상황이었는지 눈에 선하게 그려졌기 때문이었다.


  대학생인 조카가 놀러 와서 이번 주에 학교를 가지 않는 큰 딸아이와 있었는데 딸아이가 어제 한의원에 가는 날이라 내가 조카에게 부탁을 했고 마침 조카와 딸아이가 한의원에 가려고 유치원 옆을 지나가고 있는 것을 둘째 아들이 본 것이었다.


  조카와 딸아이는 복근이와 눈이 마주치자 너무 놀라 후다다닥 뛰어갔고 그걸 본 복근이는 너무나 좋아하는 큰누나(조카)와 자기 누나가 둘이 있는 모습을 보니 집에도 가고 싶고 엄마도 보고 싶고 누나들하고도 놀고 싶어 눈물이 터진 것이었다.


  며칠 전에도 딸아이와 마트를 가려고 유치원 옆을 지나가다가 마당에서 놀고 있는 복근이의 목소리를 듣고 들킬까 봐 먼 길로 돌아서 간 적이 있었다.


  유치원이 재미있다잘 가고 잘 놀고 잘 지내는 아들이지만 중간에 가족들이 보이면 당연히 집 생각이 나겠지. 그 마음이 너무 이해가 되고 귀엽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다.  


  유치원이 너무 가까워도 좋지 않다는 걸 새삼스 느꼈던 어제였다. 흐흐.



누나 학교에서 잘 노는 둘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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