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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항상샬롬 May 11. 2021

엄마 몰래 실업반을 선택했다

내가 겪은 사회생활 이야기 1

  19살인 고등학교 3학년 2학기 때부터 시작된 나의 사회경험은 나름 많은 편이다. 제법 다양한 곳에서 여러 가지 사회생활을 해보았다.


  건축자재를 생산하고 판매하는 중소기업 회사, 대기업 보험회사, 배스킨라빈스 알바, 신한은행 파트타이머, 이동통신매장과 벤처기업, 투자금융회사, 레크리에이션 강사, 던킨도너츠 알바, 초등수학 학원강사, 수학 과외 선생님 등등의 사회생활을 해본 적이 있다.


  내가 이렇게나 많은 사회생활을 겪게 된 시발점은 고등학교 2학년 때로 올라간다.


  역사가 오래된 사립 인문 여고를 입학한 나는 중학교 2학년 때부터 고등학교 1학년 때까지 영어와 수학 과목의 그룹과외를 했다. 공부를 잘하던 오빠가 고등학교에 올라가서 성적이 크게 떨어진 것을 본 엄마의 기대가 나한테 쏠렸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과외 덕분에 중학교 때는 공부를 잘하는 편이었지만 고등학교에 입학해서는 아무리 공부해도 점수가 오르지 않자 엄마에게 과외를 그만두겠다고 했다.


  그리고 고등학교 2학년으로 올라가기 전 문과, 이과를 선택해서 종이에 적어내야 하는 날이 왔고 엄마는 당연히 문과로 체크를 해서 내라고 하셨다. 하지만 나는 며칠 전부터 곰곰이 생각한 대로 문과도 이과도 아닌 실업반에 체크를 해서 종이를 제출했다.


  몇 주 전 실업반을 소개하는 선생님의 이야기를 듣고 처음에는 그냥 흘려듣고 무시했는데 도저히 공부 성적이 오르지 않는 나를 돌아보니 실업반이 좋겠다는 생각이 번쩍 들었기 때문이었다.


  일단 실업반에 들어가면 좋은 점들이 훨씬 많았다. 우선 실업반 한 반인 60여 명 내에서 다시 등급이 매겨지는데 보통은 공부에 취미가 없어 포기하고 취업을 빨리 하려고 하는 친구들이 대부분이라 등급이 지금보다는 월등히 올라간다는 큰 장점이 있었다.(1학년 때 내 성적의 등급은 전체 15등급 중 딱 중간 7등급이었다. 하지만 실업반으로 와서 내 등급은 2등급으로 올랐다.)


  그리고 취업 반이지만 인문반의 공부도 하고 실업반 공부도 같이 하게 된다는 점도 있었다. 그래서 고등학교 2년동안 주산, 부기, 워드 등의 자격증을 취득하여 바로 취업을 나갈 수도 있고 혹여 취업을 나가지 않더라도 공부를 하고 수능을 봐서 대학을 갈 수도 있었다.


  실업반을 선택했다고 사실대로 말씀드린 날, 나는 엄마에게 엄청 크게 혼이 났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엄마의 말을 듣지 않았던 최초의 사건이었지만 마음속에서 계속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


  그래서 엄마에게 실업반에 대해 자세히 설명을 드렸고 대학을 포기한 게 아니라 다른 방법으로 대학을 가려고 하는 것이니 나를 좀 믿어달라고 말씀을 드렸다.


  그렇게 해서 나는 고등학교 2학년이 되자 실업반으로 가게 되었다.


다음 편에 계속.


부실장(부반장) 임명장을 아직도 갖고 있었다니. 내 추억 파일함에서 발견.


https://brunch.co.kr/@sodotel/3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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