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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항상샬롬 May 19. 2021

나는 인문고 실업반이다

내가 겪은 사회생활 이야기 2

  사립 인문고에 다녔던 나는 고등학교 2학년에 올라가서 내가 선택한 대로 실업반을 가게 되었다. 초등학교 때부터 절친인 친구들 세 명은 모두 문과를 선택했는데 갑자기 실업반으로 옮긴 나를 친구들은 놀라워하기도 하고 아쉬워하기도 했다.


 다행히 고1 때 같은 반이었던 친구들이 제법 있어서 잘 모르던 친구들과도 금방 친해졌고 워낙 웃기고 성격이 좋아 제법 인기가 많았던 나는 고2 때는 부반장을, 고3 때는 반장을 도맡아 바쁘고 즐겁게 학교생활을 했다.


  그래도 실업반을 선택하게 되어 그나마 문과, 이과 친구들보다는 공부에서 자유로운 고등학교 시절을 보냈다. 비록 일반 인문고 공부와, 실업반 공부, 게다가 여러 가지 자격증 취득까지 할 것도 많고 바빴지만 여유롭게 나름 숨통이 트이는 그런 고등학교 생활을 보낼 수가 있었다.


  문과, 이과 친구들은 1반부터 10반까지였고 실업반이었던 우리 반은 제일 끝 반인 11반이었는데 2년 내내 11반이었다. 실업반이 딱 한 반이었으니 말이다.


  가끔은 문과, 이과반 친구들이 우리 반을 신기해하거나 약간 무시하는 듯한 눈초리를 받기도 했다. 수학 책 보다 부기 책을 끼고 다니고 조용히 공부하는 시간에 우리는 타자실에서 시끄럽게 타자연습을 하고 야자시간에 우리는 주산과 부기, 워드 학원으로 우르르 가야 했기 때문이었다.


  그럴 때면 가끔씩 지금 내가 잘하고 있는 건지, 나 혼자 뒤처지는 건 아닌지, 문과가 아닌 실업반을 선택한 것이 과연 옳은 것이었나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왠지 모르게 확신이 있었다. 후회하지 않을 자신감이 들었고 대학교를 가고 싶고 꼭 가게 될 것이라는 굳건한 마음이 있었다.


  고등학교 3학년 2학기가 되자 우리 반 담임선생님(실업반 선생님) 앞으로 취업 의뢰가 여기저기 들어오기 시작했다. 특히나 반장이었던 나는 선생님의 추천으로 제일 먼저 취업 면접을 보게 되었는데 그 회사가 내 생애 첫 직장생활을 시작한 곳이었다.


  인문고 실업반에 반장이고 성적 등급이 2등급(15등급 중)이라는 것이 큰 장점으로 부각되어 제일 먼저 취업을 할 수가 있었다. 그 당시 나름 탄탄한 중소기업 회사였는데 지금도 아주 잘 나가는 회사 중 한 곳이다.


  고등학교 3학년 2학기가 시작되고 얼마 되지 않은 어느 날 나는 그 회사로 출근을 하기 시작했다.


다음 편에 계속.



내가 겪은 사회생활 이야기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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