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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항상샬롬 May 25. 2021

사장님 아들의 과외를 하라고요?

내가 겪은 사회생활 이야기 3

  20대 중반 즈음 벤처기업에서 근무한 적이 있다. 사장님은 벤처기업 회사와 이동통신매장 등 여러 사업체를 운영하셨는데 나는 그 벤처기업 본사와 이동통신매장 두 곳을 오가며 근무를 했다.


  본사에서는 성격좋으시고 엄청 똑똑하신 여자 과장님의 사무보조를 했고 이동통신매장에서는 전산업무와 직원 관리 일을 보았다. 양쪽 중 바쁘고 내가 필요한 곳으로 그때그때 이동을 하며 일을 하곤 했다.


  사장님은 성격이 밝고 시원시원하며 싹싹한 성격이 좋다며 나를 무척 잘 봐주셨고 일도 빠릿빠릿 잘한다고 자주 칭찬해주시곤 했다. 그러다 보니 일 하고 능력 있는 직원이라는 버거운 소문이 나서 민망하기도 했다.


  그렇게 칭찬과 인정을 황송하게 받으며 즐겁게 직장 생활을 지내던 어느 날 나는 사장님실로 호출을 받았다.


"샬롬 씨, 나한테 초2 아들이 하나 있는데 혹시 일주일에 한두 번씩 과외를 해줄 수 없을까?"

"네?"

"샬롬 씨, 레크리에이션 자격증도 있었지?"

"네."

"그래서 더욱 부탁하는 거야. 아들의 공부는 조금만 봐주면 되고 공부보다는 아들과 놀아주고 대화하고 친구가 되어주었으면 해서. 샬롬 씨가 늘 밝고 성격이 좋아서 우리 아들도 샬롬 씨와 지내다 보면 조금씩 밝아지지 않을까 해서 말이야."


  사장님의 아들은 외동으로 아주 엄하고 무뚝뚝하신 사장님과 뭐든지 오냐오냐 다 받아주시는 사모님 사이에서 적응을 하지 못해 들어하고 너무나 내성적이고 소극적인 아이라고 하셨. 가끔씩 제멋대로 굴고 소리도 막 지르기도 한다고 했다.


  나는 하루 이틀 정도 생각을 해보겠다고 했고 며칠 후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 무슨 깡으로 하겠다고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한번 해보고 싶은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그리고 일주일에 두세 번씩 시간사장님 댁으로 가서  과외를 하게 되었다.


  사장님 아들인 현서는 또래보다 키가 조금 작고 얼굴이 뽀얗게 잘생긴 아이였다. 수학과 국어 그리고 숙제를 봐주었는데 처음에는 현서친해지려고 부단히 노력을 했다. 내가 아는 간단한 게임을 하기도 하고 내가 알고 있는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많이 들려주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현서 점점 대화도 많이 하게 되고  웃는 횟수도 많아지고 작았던 목소리도 조금씩 커지게 되었다.


  가끔씩 현서집 밖에 나가 산책을 하기도 했다. 마트에 가서 과자와 아이스크림을 사 먹기도 하는 등 1년 동안 매주 두세 번씩 하루에 두 시간 정도를 함께 보냈다.


  현서 과외하면서 사장님의 사모님과도 친해졌고 현서와는 당연히 엄청 많이 친해졌다. 나중에는 나한테 장난을 칠 정도로 성격이 좋아졌다.


  아이들을 좋아하고 레크리에이션 자격증을 취득 다양한 곳에서 봉사했던 경험이 있어 현서의 과외도 맡아서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1년 동안 현서를 과외했던 나름 보람 있었고 회사 건물 안에서만 근무하다가 잠깐씩 외부로 바람 쐬러 다녀온 듯이 기분 좋게 일할수 있는 것도 좋았다. 게다가 보너스도 두둑이 받았다.


  역시 사람은 경험을 다양하게 많이 해볼수록 피가 되고 살이 되듯이 좋은 것 같다.


  나중에 현서를 과외했던 일이 나에게는 또 다른 직업을 갖게 해 주었다.



다음 편에 계속.


  https://brunch.co.kr/@sodotel/3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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