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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항상샬롬 Jun 01. 2021

고등학교 3학년 2학기 때 취업을 하다

내가 겪은 사회생활 이야기 4

  인문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실업반으로 옮긴 나는 3학년 2학기가 시작되자마자 중소기업 회사에서 면접을 보았다.


  2년 동안 부반장과 반장을 맡았던 게 나름 큰 장점이 되어 담임선생님의 추천을 받아서 가능했다. 그래서 좋은 회사에서 취업 면접을 다른 친구들보다 빨리 볼 수가 있었다.


  내가 면접을 본 회사는 콘크리트와 기타 건축물을 생산, 판매하는 곳으로 본사에서 일하는 자재부 직원을 채용하는 것이었다.


  회사에 가서 인사과장님과 면접을 보았는데 이런저런 질문들을 하시다가 인문고 재학 중이고 실업반의 반장이냐고 재차 물으시더니 나를 너무 똑똑하고 능력 있는 사람으로 보셔서 부담스러울 정도였다.


  면접을  다음날 합격통지를 받았고 며칠 후 나는 그 회사 자재부로 출근을 하게 되었다. 그 회사가 바로 내 생애 첫 회사이면서 첫 번째로 사회생활을 경험한 곳이었다.


  내가 전에 쓴 글에도 있지만 커피 쟁반 슬라이딩 억이 있던 바로 그 회사이기도 하다.

https://brunch.co.kr/@sodotel/194


  자재부로 입사했으나 새로 생긴 부서라 자재부 계장님과 이사님 외에 말단 직원은 나 혼자였다. 그래서 바로 옆 영업 1부에 있던 왕언니에게 모든 회사 업무를 배웠다.


  몇 달 후 영업 1부 왕언니결혼 준비로 그만두게 되면서 영업부 과장님의 스카우트로 나는 영업 1부 직원이 되었다. 왕언니가 휴가로 일주일을 비우면서 내가 영업부 일까지 맡아 일했던 게 영업부 과장님 마음에 드셨던 이유였다.


  영업 1부는 단 세명뿐이었던 자재부보다 확실히 북적북적하고 일도 많고 직원도 많았는데 활발하고 외향적인 내 성격과도 딱 맞았다.


  어찌 소문이 났는지는 모르겠으나 인사과장님이 내가 인문고 재학 중이고 반장 출신이라 똑똑하다고 자주 칭찬을 하셨다는 것. 그리고 자재부에서 영업부로 스카우트되었다는 이유로(그 당시 여직원의 부서 간 이동은 거의 없었음) 나는 회사 내에서 나름 유명인사였다.


  그래서인지 어딜 가나 좋아해 주고 이뻐해 주셨다. 오죽하면 결제받기가 까다롭고 무서운 회계부 언니들에게도 나는 지출서를 내자마자 바로 통과가 될 정도였다.


  그 회사는 내가 회사 유니폼을 처음 입어본 회사이기도 했고 회사에서 만나 인연이 된 세명의 언니들과(두 언니는 영업 2부였고 내 위에 선임이던 왕언니까지) 지금까지도 연락할 정도로 나에게는 의미가 있고 많은 기억과 추억이 있는 그런 회사였다.


  회사에서 1년 반 정도를 근무했는데 정말 너무나 재미있고 즐겁게 보냈다. 1년에 한 번 대규모로 하는 체육대회가 있었는데 본사와 열 군데가 넘는 공장 직원들이 모두 한데 모이는 축제 같은 날이었다.


  몸치였던 내가 영업부 언니들과 함께 치어리더 춤을 두세 달 연습해서 많은 사람들 앞에서 엄청 실수를 많이 하며 춤을 추었던 기억이 난다.


  또 나랑 친했던 영업부 언니 중 한 명은 매일 열개가 넘는 공장들과 수시로 입출고 주문과 취소 접수 등으로 전화통화를 자주 하다가 인기녀가 되었다. 언니의 목소리가 엄청 이쁘고 밝고 성격이 좋았기 때문이었다. 언니는 업무반 전화 연애 반을 한끝에 한 공장의 멋진 훈남 대리님과 결혼까지 했다.


  지금까지도 만난다는 삼총사 언니들과 자주 모여서 맛있는 저녁도 먹고 노래방도 가고 주말에는 산에도 다닐 정도로 엄청 친하게 지냈다. 그러다가 왕언니가 결혼 준비로 그만두게 되자 많이 아쉬웠지만 퇴근 후 그래도 자주 만날 수 있어 그나마 다행이었다.


  고등학교 3학년 2학기를 학교가 아닌 회사 출근하며 보냈고 그해 11월, 나는 혹시나 하며 수능을 치렀으나 역시나 점수가 그다지 좋지 않았고 응시한 대학교도 모두 떨어졌다.


  그리고 다음 해부터는 퇴근을 하자마다 회사 바로 앞에 있던 입시학원을 다녔다. 피곤하고 지치고 힘들었지만 직장생활도 재미있었고 밤에 하는 입시공부도 나름 즐기면서 지내던 것 같다.


  그렇게 1년 동안 입시학원을 다닌 결과 나는 내가 응시했던 5개 대학 모두 합격을 했고 그중에 한 대학을 가기로 결정했다.


  회사에는 대학교 진학으로 회사를 그만둬야 한다고 말을 했다. 나와 너무나 잘 맞았던 그 회사에서 더 오래 다니고 싶었지만 엄마와의 약속이기도 하고 나 자신도 꼭 가고 싶었던 대학교를 다니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는데 정말 너무나 아쉬웠다.


  그 아쉬움이 너무나 커서 나의 퇴사 송별회 날 많이 울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퇴사하고도 몇 년 동안을 영업부 과장님과 대리님들 또 직원들 그리고 많이 친해진 다른 부서 언니들과도 꾸준히 연락하고 자주 모였다.

 

  이렇게 첫 직장에서의 사회생활을 잠시 멈추고 나는 대학교 생활을 시작했다.


다음 편에 계속.


  

  https://brunch.co.kr/@sodotel/3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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