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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항상샬롬 May 24. 2021

부모님께 왼손 교정 젓가락을 보내드렸다

이런저런 이야기 105

  몇 주 전 친정오빠가 오랜만에 놀러 왔다. 저녁을 먹고 남편과 오빠와 셋이서 맥주 한잔을 하며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데 엄마 얘기가 나왔다.


  친정부모님과 같이 사는 오빠는 엄마가 요즘 자주 깜빡깜빡하신다는 말을 했다. 숫자나 날짜, 돈에 대한 것들은 기억을 잘하시는데 집안 물건들이 자꾸 없어졌다고 하고 며칠 후 찾으셨다 하신단다. 오빠가 2주 전에 산 안마기를 보시더니 언제 샀냐고 놀라시기도 하신다고.


  오빠의 얘기를 듣고 난 밤, 잠자리에 누웠는데 잠이 오질 않았다.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다. 엄마가 너무 걱정이 되면서 속상하고 화가 나서 자꾸 눈물이 났다.


  치매검사를 올초에 아빠와 받으셨다는 얘기를 엄마한테 들은 기억이 났는데 치매 초기라는 소리를 들으셨다고 했다. 칠순이 넘으셨으니 병원에서는 그럴 나이시라고 그리 심각한 단계는 아니란다.


  다음날 엄마와 통화를 했는데 보건소에서 받은 거면 다시 일반병원에 가서 치매검사를 받으러 가시자고 했더니 일반병원에 가서 치매검사를 받은 것이었고 치매 약도 열심히 드시고 계시다고 하셨다. 내가 혹시나 걱정할까 봐 약을 드신다는 얘기는 안 하셨다고.


  엄마와 통화를 끝내고 치매에 좋은 것들을 검색했다. 글쓰기도 좋고 견과류도 좋고 잘 안 쓰던 감각을 쓰게 해 주는 것이 좋다길래 왼손 교정 젓가락과 견과류를 주문해서 양가 부모님께 보내드렸다.

 

  앞으로 사칙연산 문제집도 보내드리고 필사 노트 등도 보내드려야겠다. 내 새끼 챙기느라 정작 부모님들께 소홀했던 것 같아 죄송하고 속상하고 화도 난다.


  부모님들이 나이가 드실수록 걱정이 많아진다.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지금처럼만 건강하시고 맑은 정신으로 우리 곁에 오래오래 계셨으면 좋겠다.


  

부모님께 보내드린 왼손 교정 젓가락

https://brunch.co.kr/@sodotel/3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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