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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항상샬롬 Aug 01. 2021

우리 이제 매미 키우는 거야?

이런저런 이야기 114

  요즘 매미소리가 한창이다. 우리 집 아파트 단지 내에서도 들리고 아파트와 바로 연결된 공원에서도 들린다. 며칠 전만 해도 작년보다 매미소리도 잘 안 들리고 개구리 소리도 잘 안 들리는 것 같다고 딸아이와 대화를 나눈 적이 있는데 그 대화 이후 부쩍 매미소리가 많이 들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어제 오후, 온 가족이 마트를 다녀와서 집에 들어오자마자 매미소리가 엄청나게 크게 들렸다. 딸아이도 매미 소리가 갑자기 왜 이렇게 크게 들리냐며 너무 시끄럽단다. 그러더니 거실 베란다 쪽 창문으로 가서 1층에 있는 나무들을 보는 듯했다.


  잠시 후 딸아이가 흥분된 목소리로 나를 불렀다.

"엄마, 매미가 방충망에 붙어있어!"

"엉?"

  

  둘째 아들과 나는 딸아이 쪽으로 달려갔다. 그랬더니 진짜 방충망 한쪽에 매미가 붙어서 소리를 내고 있었다. 13층 아파트까지 어찌 날아온 것이냐. 작년 겨울에는 메뚜기도 방충망에 붙어 있더니 이번에는 매미가 붙어 있다. 음, 우리 집이 곤충들이 좋아하는 집터인가?  


  아무튼 방충망에 붙은 매미를 보며 5살 아들이 하는 말.

"엄마, 우리 이제 매미 키우는 거야?"


  아들의 말이 귀여워 웃었는데 매미의 수명이 7일에서 20일 정도라는 얘기를 듣고 한편으론 씁쓸했다. 매미가 되기 위해 7년을 살다가 짝짓기까지 포함해서 20일도 못살고 죽는 매미라니.


  방충망에 있던 매미는 하루 종일 시끄러운 매미소리를 내더니 다음날 없어졌다. 앞으로는 매미소리가 시끄럽다고 말하지 말고 온전히 매미소리를 잘 들어줘야겠다.


https://brunch.co.kr/@sodotel/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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