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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항상샬롬 Jul 25. 2021

형님은 형수님이랑 사이가 안 좋아요?

15년 차 동갑내기 부부의 결혼생활 이야기 34

  남편이 4,5년 전 귀농을 할 때의 일이다. 후배와 둘이서 농장일을 하루 종일 하느라 자연스레 후배와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그러다 보니 후배와 이런저런 얘기들도 다 하게 되고 서로의 장단점도 알게 되었는데 어느 날 남편이 하는 말이 후배랑 일을 하다 보면 좀 짜증이 날 때가 많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후배의 아내가 너무 자주 전화를 한다는 설명이었다. 한두 시간마다 전화를 걸어서 어디냐, 밥 먹었냐, 무슨 일 하냐, 몇 시에 들어오냐는 등 틈만 나면 후배의 아내에게서 전화가 온단다.


  그걸 옆에서 듣는 남편은 후배의 핸드폰 벨소리만 울려도 숨이 막힐 정도였단다. 그래도 다행인 건 후배는 그런 아내의 전화를 싫어하지 않고 즐기듯 보였다는 것이다.


  그러자 반대로 후배는 농담 식으로 남편에게 이렇게 물었단다.

"형님은 형수님한테 전화가 거의 안 오네요? 형수님이랑 혹시 사이가 안 좋아요?"


  후배 입장에서는 그런 질문을 할 만한 것이 나는 남편에게 딱히 급한 일 빼고는 거의 전화를 하지 않는다. 남편이 대기업을 10년 이상 다닐 적에 마케팅일로, 현장근무로 늘 바쁘다 보니 일에 지장을 주거나 딱히 신경 쓰이게 하고 싶지 않아서 내가 먼저 전화할 일이 거의 없었다.


  거꾸로 남편이 틈틈이 나에게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묻곤 했다. 그래서인지 그때의 버릇이 들어서인지 나는 남편이 농장에서 일할 때는 거의 전화를 해본 적이 없었다.  


  요즘은 투잡을 하는 내가 바쁘고 남편이 여유로운 직업이다 보니 남편이 나에게 전화를 자주 하게 되었다. 그랬더니 확실히 일하느라 바쁠 때는 남편의 전화가 달갑지가 않다. 쿨럭. 그래도 관심이 있고 애정이 있으니 연락을 해주는 것이라는 생각에 고맙고 감사한 일인 것 같다.


  "여보, 자주 전화해. 애교 있게 잘 받아줄게."



옛날 핸드폰들과 삐삐

https://brunch.co.kr/@sodotel/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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