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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항상샬롬 May 21. 2022

엄마 아빠는 행복함을 느끼게 해주는 사람이에요

시시콜콜 육아 이야기 48


  5학년 새 학기가 시작하고 한두 달 뒤에 첫째 딸아이의 담임선생님과 1학기 전화상담을 했다. 선생님과 통화한 느낌은 무척 목소리가 크시고 화통하시고 매사에 적극적인 분일 것 같다는 생각을 했는데 딸아이도 똑같이 느꼈나 보다.


학기초에 말하기를

"엄마, 우리 선생님은 우리를 보호해주시고 지켜주신다는 기분이 드는 분이야."라고 말하는 걸 보니 말이다.


  아무튼 담임선생님과 상담을 하면서 나는 딸아이가 너무 범생이고 완벽주의자라 통성이 없어 답답할 때도 있고 착하기만 해서 마냥 친구들에게 다퍼주고 도와주는 성격이라고 했다.



  그리고 좀 세게 말하는 아이들에게는 받아치질 못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작년부터 여드름이 나면서 사춘기라 그런지 엄마인 나와 신경전을 많이 한다고도 말했다.


  집 밖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엄마인 나에게만 푼다고 집과 밖에서 행동하는 게 정말 다르다고도 말했다. 그러자 선생님은 집에서라도 특히나 엄마한테라도 다 털어놓고 말하고 해서 그래도 다행이고 그걸 다 받아주시는 좋은 어머니가 계셔서 딸아이한테는 큰 힘이 될 거라고 말씀해 주시는데 딸의 상담이 아니라 엄마인 내가 받는 상담 같았다.    


  선생님이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위로가 되고 힘이 되었다. 그러면서 선생님은 상담을 하기 전 아이들에게 상담을 위한 질문지를 작성한 것이 있다며 딸아이가 쓴 것을 몇 개 말씀해주셨다.


*왜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어른이 되기 위해서


* 부모님이 싫을 때는?

-걱정이 너무 많을 때


*아빠, 엄마는 자신에게 어떤 분이실까?

-아빠, 엄마는 행복함을 느끼게 해주는 분이에요.


  아빠, 엄마가 행복함을 느끼게 해주는 분이라는 대목에서 갑자기 울컥하면서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딸에게 엄마인 내가 진짜로 행복함을 느끼게 해주고 있는 건지?  


  그게 아니라 더 상처를 주고 믿음을 주지 않고 이해해 주지 않고 있는 건 아닌지. 딸아이가 사춘기가 아닐 때, 둘째가 태어나지 않았을 때 그때만 행복함을 많이 느끼게 해준건 아닌지.


  딸은 나에게 나를 좀 봐달라, 이해해달라, 위로해달라고 하는데 엄마인 나는 네가 용기를 내야 한다고, 조금씩 바뀌어야 한다고, 고쳐야 한다고 내몰고 있는 건 아닌지.


  별의별 생각들이 다 들면서 딸에게 미안함, 또 엄마로서 나 자신에 대한 부족함에 계속 눈물이 흘렀다.


  퇴근한 남편에게도 선생님과의 상담 내용을 말해주고 아빠는 행복함을 느끼게 해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는  딸의 생각을 들려주니 남편 역시 눈물이 핑 돌았다.


  "딸.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라 많이 부족하고 힘들 때가 있어. 너도 딸로, 누나로, 친구로 힘들 때가 많을 거야. 하지만 아빠, 엄마가 항상 함께 있다는 것, 그리고 지금의 힘듬은 엄청 커 보이고 무섭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아주 자잘한 것들이라는 것, 이런 자잘함들이 너를 더 단단하게 하고 더 크게 성장하게 만드는 밑거름이 된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어. 아빠, 엄마의 딸로 태어나줘서 고맙고 늘 감사해. 사랑한다."



딸의 뒷모습


  https://brunch.co.kr/@sodotel/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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