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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항상샬롬 Jun 16. 2023

에어컨 기사님 때문에 기분이 안 좋았다

이런저런 이야기 179

며칠 전 옆동에 사는 친한 엄마가 에어컨 이전 설치를 하려고 하는데 잘하는 곳을 아냐고 물었다. 나는 바로 없다고 대답했는데 작년 우리 집에 오셨던 에어컨 설치 기사님이 기억이 났다.


투인원 에어컨으로 교체를 하면서 기사님이 오셨다. 보조기사님도 같이 오셨는데 딱 보면 고등학생이라도 믿을 만큼 동안이었다.


안방에 에어컨과 거실에어컨을 교체하고 다시 연결하면서 안방에 구멍도 뚫어야 하고 거실에도 구멍을 뚫어서 배관을 밖으로 빼서 연결을 하는 작업이라 서너 시간이 소요되었다.


그런데 나이가 좀 있는 기사님이 보조기사님한테 자꾸

"야, 이렇게 하라고."

"야, 이건 저렇게 해야지. 몇 번을 말하냐?"

라며 계속 소리를 지르고 짜증을 내면서 일을 했다. 작게 말하는 것도 아니고 엄청 크게 버럭버럭 화를 냈다.


하도 민망해서 나는 집안일을 이것저것 하며 딴짓을 하는 척을 했는데 나도 점점 기분이 나빠졌다. 아니 고객의 집이고 고객이 바로 옆에 있는데 꼭 저렇게 말을 해야 하나 싶었다.


게다가 그 보조기사님이 딱 우리 조카 나이와 비슷해 보이고 내가 큰애를 일찍 가졌다면 저 정도 나이었을 것 같아 내 자식처럼 느껴졌다.


보조기사님도 남의 집 귀한 자식일 텐데 저렇게까지 수모를 당하면서 일을 해야 하나 싶어 마음이 찡했다. 안 되겠다 싶어 시원한 음료수를 건네면서 쉬면서 일하시라고 했다. 속으로는

'꼭 그런 식으로 말을 해야 되나요? 여기 고객이 있는 집인데요. 좋게 좋게 좀 말하시면 안 될까요?'

라고 말하고 싶어 혼났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까지는 못하겠어서 그냥 가만히 보고만 있었다. 작업이 끝날 때까지도 계속 "야!, 야!" 하며 소리를 지르며 짜증 나는 목소리로 일을 하다가 돌아가셨다.


몇 시간 뒤에 고객만족도 조사 설문이 왔길래 다 1점 처리를 하려고 했다가 말았다. 그래도 힘들게 일하셨는데 기사님들께도 좋지 않것이기에 중간이상의 점수로 눌러주었다. 비고란이나 기타 사항을 적는 칸이 있었다면 한마디 적고 싶었는데 아쉽게도 하지 못했다. 아까 그냥 확 말해버릴걸. 쩝.


이전에 내가 뵈었던 기사님들은 모두 친절하시고 좋으신 분들이었다. 그 기사님이 제발 다른 집에서는 그렇게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본인을 위해서도 , 회사를 위해서도, 보조 기사님을 위해서도, 고객입장에서도 좋지 않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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