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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항상샬롬 Aug 08. 2022

건강 검진하다 더 병나겠다

이런저런 이야기 159

  요즘 배가 자꾸 살살 아픈 듯해서 건강검진을 하기로 했다. 어차피 올해 검진대상이기도 해서 해야지 하다가 빨리 하는 게 속 시원하니 바로 예약을 하고 왔고 다음날 검진을 했다.


  일반검사, 엑스레이, 피검사, 초음파 검사 등을 다 했고 위내시경만 하기로 했는데 선생님이 배가 자꾸 아팠다고 하니까 대장내시경도 같이 하자고 했다. 사실 대장내시경을 한 지 5,6년은 된 듯하다. 먹는 관장약 먹는 게 너무 힘들고 버거워서 매년 하지를 않았다.


  진짜 하기 싫은 검사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그래서 일반검사들만 다 하고 위와 대장내시경만 며칠 뒤에 하기로 예약을 했다. 왜냐하면 대장내시경을 하기 3일 전부터 음식조절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병원에서 준 안내서를 보니 먹어도 되는 음식보다 먹지 말아야 할 음식들이 훨씬 더 많았다. 특히나 깨, 씨, 잡곡, 콩, 김치 등등은 더 주의해서 먹지 말라고 했다. 검사할 때 결과가 제대로 나오지 않으니 말이다.


  그래서 검사하기 이틀 동안은 두부, 바나나, 카스텔라, 햄, 계란, 사과만 먹었다. 그리고 검사 하루 전날에는 흰 죽만 두 끼를 먹었다. 와, 이건 완전 다이어트식이었다. 저절로 살이 빠지는 듯했다. 남편이 옆에서 얼굴에 살이 빠진 것 같고 아파 보인다며 놀려댔다.


  드디어 검사 당일 새벽 4시에 일어나 관장약을 먹기 시작했다. 그나마 다행인 건 물에 타서 먹는 관장약 가루가 레몬맛이었는데 5,6년 전보다 거부감도 덜하고, 맛있고, 먹기가 편했다. 그리고 2리터 이상의 물을 먹는 게 아닌 1.3리터 정도의 물만 먹으면 되었기에 나름 수월했다. 오죽하면 가루약을 탄 물보다 일반 물을 먹는 게 더 역한 느낌이 들고 힘들었다는 사실.


  아무튼 안내서에 나와있는 대로 가루를 물에 타서 빨대를 꽂아 조금씩 천천히 먹었다. 하아, 배가 점점 부르기 시작했고 물을 600미리 정도 먹고 나서부터 신호가 오기 시작했다. 물 마시고 화장실 가고 또 물 마시고 화장실 가고 무한반복.


  하아. 지친다. 건강 검진하기 전에 더 병나겠다. 검진을 예약한 9시 15분 전까지 화장실을 계속 들락거렸고 무사히 실수 없이 병원에 도착해서 내시경 검사를 잘 마쳤다.


  엄청 힘들었지만 감사하게도 건강검진 결과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혈압과 고지혈증만 빼고 말이다. 나이를 먹다 보니 건강검진할 때도 왜 이렇게 긴장이 되고 떨리는지 모르겠다. 어디가 안 좋은 건 아닌지 심각한 질병들이 생기진 않았는지 걱정 또 걱정이다.


  건강검진 결과 그래도 별 이상이 없어 다행이었고 더 기분이 좋았던 건 체중이 3킬로나 빠졌다는 사실. 허허허. 이참에 더 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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